비상계엄령 선포 담화서 '심해 가스전 예산 삭감' 언급
예산 되살리기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위기
산업부, 비상계엄 선포 따른 경제산업 상황 등 점검
전액 삭감된 동해 심해 가스전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복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주요 국정과제 수행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감액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을 강행 처리했다.
예산안에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이 505억원 중 497억원이 감액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1차공 시추의 경우 1000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절반은 정부 출자금, 나머지 절반은 한국석유공사 예산이 소요된다.
전날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시추선이 오는 10일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기에 사실상 시추 작업은 시작됐다"며 "끝까지 예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만약 불발된다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석유공사의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한 예산안 복원에 힘을 쏟는 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같은 날 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 선포 담화에서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삭감"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 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에서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 아이돌봄 지원 수당 384억, 청년 일자리,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등 4조1000억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대왕고래 1차공 시추 예산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예산을 되살리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예산을 복원해달라고 요구하겠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오전 0시께 안 장관 주재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산업 상황, 에너지 수급 등에 관한 사항을 점검하는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산업, 통상, 에너지 등 주요 부문별로 국내 실물 경제 영향 요인을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