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경남, 뜨는 펠라이니 막을 수 있나
장신의 펠라이니, 경남 상대로 제공권 장악할 듯
190cm 이상 센터백들과 곽태휘 경험에 기대
끓고 있다. 경남FC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선다.
K리그1 준우승에 빛나는 경남FC는 5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각) 창원종합운동장서 킥오프하는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산둥 루넝과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다. 홈 팬들은 시민구단 경남FC의 첫 챔스 무대에 흥분하며 뜨겁게 끓고 있다.
지난 1일 K리그1 개막전에서 성남을 2-1로 꺾은 경남FC는 홈에서 치르는 역사적인 첫 ACL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이날 경기를 위해 김종부 감독은 성남전 다음날 선수단에 휴식을 부여했다.
첫 도전 상대 산둥은 만만치 않다. 경남이 ACL 데뷔전을 치르는 반면, 산둥은 ACL 체제로 개편된 후 8차례 나선 팀이다.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게다가 겨울이적시장에서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벨기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까지 불러들였다.
펠라이니는 EPL 에버턴(2008~2013)과 맨유(2013~2019)에서 활약하며 12시즌(263경기 37골 25도움)을 보낸 스타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중원에서 활약하는 펠라이니는 공격수가 아님에도 압도적인 체격 조건과 정확한 낙하지점 예측으로 공중볼 다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큰 키(194cm)를 자랑하는 펠라이니는 거친 플레이와 헤더가 날카롭다. 펠라이니는 러시아월드컵 16강 일본전에서도 역전 헤더골을 터뜨린 바 있다. 지난 중국 슈퍼리그 개막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데뷔골을 넣으며 승리를 도왔다.
펠라이니 외에도 산둥에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출신 공격수 그라치아노 펠레, 브라질 국가대표팀 지우가 버티고 있다. 펠레와 지우 모두 펠라이니 신장과 거의 같다. 화려한 이름값을 자랑하는 이들은 제공권을 앞세워 경남FC를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남은 센터백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성남전에서 선발 출전한 이광선-송주훈이 이날도 역할을 해야 한다. 모두 신장 190cm가 넘는 센터백들이다. 베테랑 곽태휘도 힘이 된다. 곽태휘는 지난 2016년 챔피언스리그에서 펠레-지우가 버틴 산둥의 공격진을 막아낸 경험이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경남이 산둥에 앞서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말컹이 떠났지만 경남은 EPL에서 206경기 뛴 조던 머치, 폐예노르트(네덜란드)-인터밀란(이탈리아) 등을 거친 루크 카스타이노스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초반 시행착오는 각오해야 한다. 그런 시점에 펠라이니가 버틴 산둥을 만난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정도의 선수가 아니라면 혼자 경기 흐름을 잡기는 어렵다. 축구는 11명이 뛰는 스포츠라는 점을 알고 있는 경남이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뜨는 펠라이니를 비롯한 펠레-지우를 누를 수 있다면, 승패를 떠나 시민구단 돌풍에 끓어오른 홈팬들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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