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다룬 영화 '서울의 봄'도 관심…"대통령의 정치적 자살" 분석도
주요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태를 실시간으로 긴급 보도하고 영화 '서울의 봄'이 주요 소셜미디어(SNS)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이번 사태가 중국에서 최대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관영 언론인 중국중앙TV(CCTV)와 신화통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소속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와 국제문제 전문지 환구시보 등은 물론 홍콩 언론들도 전날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고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현장 상황 등을 생중계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百度)를 통해 실시간으로 내보낸 보도 영상은 매체별로 조회수가 수십 만건을 기록하는 등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기사를 통해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며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년 만인데 며칠 뒤에 그 악명 높은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특전사 부대가 등장하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장면을 인용해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인 특전사 병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SNS를 통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 정치 결사 집회, 시위, 언론, 출판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비상계엄령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의 도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계엄령 실수로 한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했다: 정치적 자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정치상황 전망을 비중 있게 다뤘다. SCMP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의 "갑작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발언 등을 다루면서 한국 정치권과 국민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판 X(옛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이날 오전 인기 검색어 상위 30개 가운데 11개가 비상계엄 관련이다. 1위가 ‘간밤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5위가 ‘한국 대통령 계엄령 발령’, 10위가 ‘한국 대통령 계엄령 해제’였다. ‘한국 대통령 계엄령 발령’ 검색어의 조회수는 이날 오후 10억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바이두에서는 검색어 1위가 ‘한국 대통령 윤석열 비상 계엄령 해제 선포’, 2위가 ‘간밤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였다.
특히 웨이보와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 등에서 '서울의 봄'을 비롯한 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용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가 일어난 과정을 소재로 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