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00~0.25% 동결…증시 환호 속 인플레 우려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현재의 제로금리를 내후년까지 계속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처럼 연준이 완화적 통화 정책을 장기간 이어가겠다는 비둘기 모드를 확고히 드러내면서 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를 통해 2023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날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예측치인 4.2%를 2%p 이상 상회하는 6.5%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도 기존 3.2%에서 3.3%로 소폭 상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점도표상 2023년 중 금리인상을 전망한 FOMC 위원이 18명중 7명에 그치는 등 연준의 반응함수 측면에서 다소 비둘기파적(dovish)인 정책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경제전망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FOMC는 기존의 최대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2023년중 금리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지난해 12월 대비 2명 증가하는 데 그쳐 관심을 모았던 정책금리 전망치를 변경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완연한 비둘기 모드에 주식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역시 3974.12로 0.29%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40% 오른 1만3525.20을 기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벌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연준이 경제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음에도,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다. 연준 역시 올해 물가상승률이 2.4%까지 높아지며 목표치인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다시 2% 안팎으로 떨어지며 우려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물가 목표를 다소 초과하더라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 고용과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물가가 일시적으로 2% 이상 오르더라도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