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통일농구대회, 승리 주고받은 남과 북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단일팀을 뽑는 사실상의 평가전에서 남과 북이 1승씩 주고 받았다.
15년 만에 재개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5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전날 남과 북 선수들이 '평화팀'과 '번영팀'으로 6명씩 나눠 이벤트 형식으로 경기를 벌였다면 둘째 날에는 사실상 평가전에 어울리는 치열한 경기력으로 최고 기량을 선보였다.
먼저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북의 승리였다.
쿼터 끝날 때마다 대형전광판 통해 ‘우리의 소원’ 등의 익숙한 노래가 나온 가운데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마지막 쿼터에서 공방을 주고받은 남북 여자 농구는 북한 관중들의 열띤 응원 속에 남한이 81-74 승리를 거뒀다. 최다득점자는 북측의 로숙영이었다.
곧이어 열린 남자 대표팀 경기에서는 82-70 북측의 승리였다.
전반까지 41-30으로 앞섰던 북측은 3쿼터에 승기를 잡았다. 가드 리철명(30점·3점슛 4개)과 포워드 신금별(13점·3점슛 3개) 등이 3점슛 7개를 합작하며 69-51까지 달아났다. 최류리(15점)와 김청일(14점)도 제 몫을 했다. 북측은 전국대회 상위권 3개팀에서 우수 선수를 뽑아 대표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이승현(상무·21점)과 귀화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18점)만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골밑 공격 위주의 단조로운 플레이가 상대 수비에 막히면서 고전했으며 북의 거친 수비에 위축된 듯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3점슛(3-11)과 가로채기(5-14)에서 크게 뒤졌다. 턴오버(19개)는 북측(6개)보다 3배 이상 저질렀다. 남측은 키 200cm가 넘는 선수가 4명 뛰었는데도 200cm대 선수가 1명도 없는 북측에 공격 리바운드에서 4-8로 뒤졌다. 총 리바운드만 31-31로 같았다.
남측 남자팀은 앞서 열린 3차례의 통일농구 경기(1999년 2회, 2003년 1회)에서 북측에 모두 졌고, 15년 만에 재개된 이번 대회에서도 패하면서 통산 전적 4전 전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남자 대표팀의 허재 감독은 "선수들이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힘들었는데 비록 졌지만 부상 없이 경기를 잘 마쳐 다행이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부담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것 같다. 승패를 떠나 남과 북 선수들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쳐 만족한다"라고 총평을 내렸다.
이어 "15년 만에 평양에 왔고, 15년 전엔 선수로, 지금은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섰다. 항상 긴장되는 마음으로 일정을 보낸 것 같다. 9월에 서울에서 북측 선수단을 초청해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땐 이번보다 더 좋은 경기 펼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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