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아즈문-타레미-자한바크시 '탁월한 결정력'
수비 밀리면 승산 없어...12년 전 박지성 이후 아자디스타디움 무득점
뚫리면 끝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킥오프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최종예선 A조 최고의 빅매치다. 아시아지역 최고 랭킹(22위)를 자랑하는 이란은 3전 전승으로 A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국은 그 뒤를 이어 조 2위(2승1무)에 자리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을, 한국은 이란을 꺾으면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사실상 예약하게 된다.
한국 축구에 이란 원정은 험난한 일정이다.
한국 축구는 이란을 상대로 통산 9승9무13패, 최근 6차례 맞대결도 2무4패로 열세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9년 6월11일 서울에서의 친선경기에서도 이란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1-1무). 해발 12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 아자디스타디움에서는 2무5패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10만에 가까운 관중이 아자디스타디움에 들어차 원정팀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던 이전과 달리 이번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체제로 치른다. 한국에는 분명 호재다.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란 원정을 앞두고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목표로 세웠다. 벤투 감독은 “이전의 전적은 모두 과거다. 우리는 승점3을 목표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전처럼 수비가 불안하다면 승리가 아닌 승점 획득도 어렵다. 한국 수비라인이 상대해야 할 이란의 공격진은 탈아시아급이다. 벤투호에 손흥민(토트넘)-황의조(보르도)-황희찬(울버햄튼)에 뒤지지 않는 타레미(포르투)-아즈문(제니트)-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 등이 버티고 있다.
부임 후 10연승을 이끌고 있는 이란 드라간 스코치치 감독이 지목한 손흥민이라는 이름값과 몸값에는 밀리지만, 소속 리그에서 득점왕에 등극할 만큼 탁월한 결정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들이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MVP에 빛나는 아즈문은 2019-20시즌 득점왕에 등극했다. 파워와 기술을 두루 갖춘 아즈문은 아시아 최고의 원톱으로 꼽히고 있다. 아스날, AC밀란, 도르트문트 등 유럽 명문클럽들과 지속적으로 이적설에 휩싸이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결승골도 터뜨렸다.
타레미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핫하다. 지난 시즌 18골로 득점왕에 등극한 타레미는 FC포르투에서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포함 23골(18도움)로 손흥민 보다 공격 포인트가 많다. 득점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에는 도움 1위에도 올라 위력을 발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왼쪽에서 시작해 경기 중 아즈문과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라인을 흔든다.
자한바크시는 알크마르에서 뛰던 2017-18시즌 네덜란드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선수다. EPL 이적 후 하락세를 타다 네덜란드로 돌아와 12경기 3골을 넣으며 살아나고 있다. 타레미와 함께 최종예선에서 2골을 터뜨리며 이란의 선두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
뚫리면 끝이다. 지난 2017년 8월31일 이란과 최종예선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이끈 바 있는 김민재는 “수비에서 막아주면 공격수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벤투호의 유럽파들 컨디션이 좋다고 하지만 벤투호에서 징크스를 깨버릴 만큼 타오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9년 2월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박지성(은퇴)의 다이빙 헤더골 이후 한국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도 이란전 6경기에 나섰지만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침대 축구로 악명 높은 이란의 축구 스타일을 떠올리면, 이란 원정의 성패를 가를 변수는 역시 수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