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감사'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의문 제기돼
문대통령도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만들었다"
'최장 재직' 강민아 감사위원 권한대행 맡을 듯
청와대, 후임 인선 절차 관해 "알고 있지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의원면직안을 재가하면서, 감사원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 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헌법에는 감사원장 임기를 4년으로, 감사원법에는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각각 명시돼 있다. 최 원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임기 도중 사퇴한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15대 이회창·21대 김황식 감사원장도 중도 사퇴한 바 있으나 국무총리 지명으로 인한 것이었고, 20대 전윤철·22대 양건 감사원장은 각각 재임 시기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로 교체되면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16대 이시윤·18대 이종남·23대 황찬현 감사원장 등은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를 일일이 설명하며 "이런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스스로 중도 사퇴를 임기 중에 하신 것은 문민정부 이후에 전대미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등으로 최 원장 재임 시절 현 정권과 각을 세워 온 감사원의 향배가 주목된다. 당장 '최재형표 감사'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속에 이뤄졌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현역 감사원장의 대권 도전은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감사원은 당분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는 감사원법 4조 '원장 궐위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감사원장으로 최장 기간 재직한 위원이 그 권한을 대행한다'는 내용에 따른다.
현재 감사위원 중 최장 재직자는 2018년 3월부터 근무 중인 강민아 감사위원과 손창동 감사위원으로, 두 사람은 1965년생 동갑이지만 강 위원이 생일이 빨라 권한대행을 수행할 예정이다. 강 위원은 사상 첫 여성 감사위원이자, 첫 여성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차기 감사원장 인선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 원장이 2018년 1월 2일에 임명됐으니까 이제 반년 정도 더 임기가 있는 것인데, 향후 인사를 어떻게 하실 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가 알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