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만으로 안정적인 미래 힘들다고 판단
"적은 금액이어도 꾸준한 근로소득 중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지난 3월 만 25~39세 투자자 25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65.9%가 '조기 은퇴를 꿈꾼다'고 답했다. 이들은 13억 7000만원의 투자 가능 자금(집값 제외)을 모아 평균 51세에 은퇴하는 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어족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는 주식(92.88%), 예·적금(63.9%), 부동산(43.2%), 펀드(36.5%), 가상화폐(19.3%) 순이었다.
지난해 3700만원으로 주식을 시작한 이지훈씨(가명)는 2000만원을 번 후, 투자 자금을 늘려 현재는 1억 넘게 주식에 투자 중이다. 그가 주식에 손을 댄 이유는 간단하다. 근로소득으로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걸 체감한 이후다. 월급 외 다른 부가적인 수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 주식이었다. 또 그는 "요즘 같이 인플레이션이 심한 경제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건 내 돈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식 투자가 필수인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지훈씨는 올해부터 가상화폐도 시작했다. 이지훈씨는 "주식하는 사람들은 가상화폐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주식은 실존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고 상, 하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예로 대한항공이 코로나19를 잘 버텼더니 현재 호재가 왔다. 현대차도 전기차가 만들어지는 걸 보며 주가가 상승하겠다는 걸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유가 없다. 비트코인을 하면서 '요즘 애들 일 안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쉽게 벌리는데 어렵게 노동을 하려고 할까란 우려가 들기는 했다"고 말했다.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오기혁씨(가명)도 현실과 이상 수익의 괴리감을 채우기 위해 주식을 한다. 물론 주식 투자의 위험성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위험성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 씨는 "위험성을 생각보다 크게 피부로 느낀 적은 없다. 위험성보다는 수익이 주는 달콤함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은행 이자 1년에 2%도 기대하기 힘든 것 같다. 앞으로도 은행보다는 주식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꿈꾸는 투자가 성공해 조기에 은퇴한 파이어족은 극히 소수다. 재테크 방송을 하고 있는 유튜버들은 공통적으로 주식과 가상화폐로 '한 방'에 성공한 사람들이 다시 시장으로 들어와 투자금을 다시 잃는 사례도 많다고 우려한다. 또한 적은 금액이라도 근로소득을 꾸준히 얻는게 가장 중요하고, 투자는 안정적으로 잃어도 감당이 가능한 금액으로 굴리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