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부친 손현씨 심경글 올려
"이사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소득 없는 진행이 우리를 초조하게 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에 비해 소득 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며 심경을 전했다.
손씨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들의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제 실종 기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한밤중에 코앞의 장소로 나간 아들은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네요"라고 아들을 그리워 하며 "왜? 라는 질문이 매시간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 오지 말걸, 밤에 내보내지 말걸, 원래 학교를 다니게 할 걸, 밤에 한 번만 더 연락해볼걸 하는 무한의 후회가 우리 부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토로했다.
손씨는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에 비해 소득 없는 진행이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일부 여론을 의식한 듯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한다. 야속하기만 하다"고 서운함을 표했다.
이와 함께 손씨는 아들 정민씨가 사고 직전까지도 후배를 챙기는 모습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비롯해 사고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 정민씨의 무사귀가를 바라며 보낸 메시지까지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정민씨는 친구 A씨를 만나기 한 시간여 전, 후배에게 "너 오토바이 타다가 다쳐서 병원 생활한다고 들었다. 얼른 나아서 보자"라고 안부를 물으며 따듯한 말을 건넨다.
손씨는 "오늘은 정민이 친구들의 마지막 대화 내용이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는 고(故) 손정민씨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이 모였다. 150여명의 추모객들은 손씨의 사진과 꽃 등을 놓아둔 추모 공간에서 차분하게 추모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