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신종 코로나19로 사회·경제 양분 더 심화
가축질병으로 농가 이중고, 방역여력·관련산업 타격 우려
올해는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해다. 전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마스크의 일상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블루, 포스트 코로나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으며 오프라인 사회에서 온라인 사회로 빠르게 이동했다. 하다못해 전국 어딜 가더라도 큐알코드나 기록지로 표식을 남겨야 하는 것은 물론 커피한잔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기도 어렵게 됐다.
한 해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됐으며, 논란은 있엇으나 이를 통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3차례의 정부지원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등의 지원책을 폈지만 경기침체는 막지 못한 채 정부 재정구조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따랐다.
정부는 올해 당초 512조3000억원 보다 42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554조7000억원의 총지출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0%를 넘어 43.9%까지 상승하게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불가피한 지출이라면서도 한국형 재정준칙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나라 부채가 GDP의 60%를 넘거나 연간 적자가 3%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구체화했다.
방역 면에서는 초기대응과 선제적 조치로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었다며 ‘K방역’이라 명명하고 연일 홍보해왔지만 최근 들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증병상 확보와 백신 구매 미흡 문제까지 드러나자 정부 책임론이 등장하는 등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보면 올 한 해 동안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를 만나 소득양극화는 더 심화됐으며, 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백신 접종에 나서며 희망을 키우는 동안 우리는 아무런 준비없이 연말연시를 보내게 됐다.
23일 기준 1092명을 포함한 총 누적 확진자는 5만2550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강화됐으며 소통부재로 오는 심리적, 경제적 공황이 지속되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은 이 뿐이 아니다. 올해는 가축질병까지도 기승을 부려 가축방역 당국도 숨가쁜 한 해를 보내야했다.
야생멧돼지를 매개로 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철새이동으로 전파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농가발생으로 인해 철저한 방역과 예방적 살처분 등 확산방지에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ASF는 지난해 10월 국내발생이 시작돼 강원과 경기지역에서 올해까지 이어오고 있고 지난해 잠잠했던 AI마저도 올해 2년 8개월 만에 등장한 가운데 확산 조짐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SF가 강도 높은 방역으로 한차례 농가전파를 멈춰 세웠고 남하저지선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겨울 철새 유입으로 인한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 10월 첫 발생 이후 23일 현재 전국 야생조류에서는 35건, 가금농장 발생은 20건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이에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농장 내 바이러스 유입 방지, 농장 간 수평전파 차단, 전국 오염원 제거에 역점을 두고 방역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검출은 계속되고 있어 방역 여력 확보와 관련 산업의 타격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산란계·육계·오리 사육마릿수와 닭고기·오리고기 재고 등을 감안하면 국내 공급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AI 발생에 따른 계란, 닭고기, 오리고기의 수급과 가격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농협·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공급여력이 충분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지만 오리고기의 경우 평년 대비 16.2%, 전년 대비 56%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계란도 산지가는 평년 대비 5.7%, 소비자가격도 2.1% 증가했다.
특히 올해 농업계는 이 같은 가축질병으로 인한 피해와 함께 지난 봄철 냉해를 시작으로 유래없이 긴 장마, 4차례의 강력한 태풍 등 유난한 자연재해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들 자연재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의 불확실성 증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경제전반을 흔드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혹독한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