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우 음주운전 적발,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하차
연예인 음주운전, 법적 처벌에 도의적 책임도 져야
음주운전에 대한 질타는 몇 번을 해도 과하지 않다. 매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지적이 무색하게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연예인들이 쏟아져 나온다. 올해만 해도 류상욱, 홍기준, 임영민, 환희, 힘찬, 김정렬, 노우진 등 많은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10일에도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배성우는 소속사를 통해 “많은 분들께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정중히 사죄의 말씀드린다. 변명과 핑계의 여지가 없는 저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모든 질책을 받아들이고 깊이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했다.
배성우의 음주운전이 더 충격적인건, 평소 그가 배우로서 대중에게 ‘호감형’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20여년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큰 논란 하나 없이 차근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터다. 잘 쌓아온 이미지는 한 순간의 잘못으로 무너지게 됐다. 더구나 이런 논란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고, 또 그와 함께 일하고 있던 타인에게까지 피해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배성우는 현재 ‘날아라 개천용’에서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이었다. 스토리에서 배성우가 가지고 가는 롤이 컸기 때문에 하차, 혹은 통편집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제작진은 어쩔 수 없이 그의 하차를 결정했지만, 이 경우 기존 드라마가 가지고 가던 스토리와 성격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책임감 없는 배성우의 행동으로 드라마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에게까지 연쇄적으로 피해가 이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왜 계속되는 걸까. 연예인들의 잦은 음주운전의 이유로는 ‘가벼운 처벌’과 ‘짧은 자숙 기간’ 등이 꼽힌다. 특히 인명사고를 내지 않은 음주운전의 경우라면 스스로에게 ‘경미한 범죄’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 듯 보인다. 짧게는 한 달이 지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자’라고 부르는 덴 다 이유가 있다. 그만큼 절대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말이다. 운 좋게(?) 인명 피해를 내지 않았더라도, 분명 그들은 잠재적 살인자다. 또 그들이 방송에서 음주운전을 예능적으로 풀어내는 순간, 그 잠재적 살인 행각은 한없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처벌 수위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있었다. 이에 지난해 6월 25일부터 음주운전 처벌기준이 강화되기도 했다. 이는 1961년 도로교통법이 만들어진 이후 58년 만의 변화다. 면허정지·취소를 결정하는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은 엄격해졌고,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중상해를 입힌 경우 검찰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처벌 자체가 가볍다고 재단할 수 없지만, 음주운전을 통해 여러 유형의 피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법적인 처벌은 물론 도의적인 책임까지 피할 수 없다. 특히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바탕으로 돈을 벌고, 누리는 연예인들의 경우는 그 책임감을 더 크게 느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