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 음반·음원 매출 급증...와이지 3월 저점 대비 158%↑
온라인 콘서트 활동...“한국 음반구매 40% 이상이 해외팬들”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엔터주 주가가 다시 상승 날개를 펼치고 있고 있다. 최근 국내 3대 엔터 기업은 온라인 콘서트가 오프라인 활동을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음반·음원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는 케이팝(K-POP) 해외 팬덤 성장과 함께 엔터사들의 투자 매력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JYP Ent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장 대비 0.29% 오른 3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도 2.04% 상승한 3만505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지난 2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 이 기간 주가가 9% 넘게 오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73% 내린 4만9000원을 기록했다.
JYP와 SM은 각각 지난 3월 23일 연저점 1만5200원과 1만6350원에서 130.9%, 114.4%씩 뛰어오른 상태다. 와이지도 3월 19일 1만8950원에서 158.6% 치솟았다. 앞서 엔터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사업인 글로벌 공연 취소·연기가 잇따르며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음원 수익이 늘어나고 온라인 콘서트라는 활로를 개척하면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와이지의 경우, 소속 가수 블랙핑크가 6월 26일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컴백한 뒤 7월부터 음반 판매량이 급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까지 3분기 음반 판매량은 블랙핑크(30만장)와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20만장)를 합쳐서 50만장이 넘을 정도”라며 “3분기에만 작년 연간 판매량을 크게 넘어서는 60만장 이상, 4분기에도 20~30만장 정도의 음반 판매량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및 해외에서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쉽지는 않지만 하반기 기존 아티스트 등을 통한 음원·음반 수익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향후 온라인 콘서트 등을 통한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는 케이팝 기업들의 음반·음원이 모두 성장세에 접어든 한편, 지속적인 신규 해외팬덤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안타증권과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글로벌 음반시장 규모는 1999년 238억 달러에서 2019년 44억 달러로 축소되는 역성장 흐름을 보였다. 실물 음반은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스트리밍 음원 청취 수요가 이 자리를 채우면서 2014년 140억 달러에서 2019년 204억 달러로 증가,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온차트를 보면 한국의 음반출하량은 2014년 739만장에서 2019년 2476만장이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7월 누적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한 2049만장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음반 판매량 급증은 아이돌 음반이 견인하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이트팬을 제외하면 아이돌팬 1인당 다수의 음반을 구매하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대부분의 한국 아이돌 음반은 음반당 여러 종의 버전으로 발매되고 있고 랜덤 사은품을 동봉하고 있어 수집 목적의 구매욕구를 촉진한다”며 “또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반차트 순위 상승을 두고 팬들 간의 경쟁이 존재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구매행태가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아마존은 주요 케이팝 가수들의 음반을 직구 형태로 판매 중이고 이들 앨범을 구매하면 한국의 가온차트와 한터차트에 반영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 음반 수출량은 2018년 7월 누적 459만장에서 2019년 7월 누적 552만장, 올해 7월 누적 754만장으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는 “세관을 통과하지 않는 음반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관계로, 한국 음반구매의 최소 40% 이상이 해외팬들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러한 해외 팬덤 확대 현상을 반영해 케이팝 3사에 대해 모두 긍정적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