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이명박 '43일' 보다 늦은 48일 만에 국회 行
'한국판 뉴딜' 입법 뒷받침·공수처 출범 등 당부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을 한다.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 48일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문 대통령은 역대 가장 늦은 개원연설 사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1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이후의 첫 일정으로 그린 뉴딜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협조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정을 연기했다.
강 대변인은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린 뉴딜 현장방문 일정까지 연기하고 국회 개원식을 축하하러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당초 지난 6월 29일쯤 국회에서 한국판 뉴딜 등의 개요를 먼저 설명하고 국민보고대회를 할 계획이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순서가 바뀌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간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 시기는 기약할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당초 개원식 예정일이었던 지난 6월 5일 개원연설을 하려 했지만, 여야 원구성 협상으로 시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개원연설을 끝내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연설문을 아홉 차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가 미뤄지는 동안 현안이 수시로 변했기 때문이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지금 개원 연설문을 아홉 번째 고쳐 쓰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0분가량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개원연설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회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목표와 과제 등을 국민에 보고한 만큼, 이를 입법으로 뒷받침 해달라고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날 법정 출범 시한이 지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속한 설립을 촉구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현재 여야의 이견으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했다. 더불어 갖은 논란이 제기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언급할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분량은 정확히 알기 어렵고 지난번에 30분 분량을 말씀을 드린 것으로 기억을 한다"며 "(기존 연설문에서) 한국판 뉴딜에 관한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16일 개원연설을 하면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은 개원연설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지금까지는 2008년 7월 11일 이뤄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제18대 국회 개원연설이 최장 기록(43일만)이었다. 가장 이른 시일에 개원연설을 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제16대 국회 임기 시작 후 9일 만인 2000년 6월 5일이었다.
강 대변인은 "최장 지각 개원식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국회를 향할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