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SK건설·포스코건설·CJ건설 재택근무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 선별적 재택근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국내 건설사에서도 본사 직원과 현장 관리직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시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업계 특성상 재택근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이날부터 이번 주까지 본사 운영에 필요한 필수직원을 제외한 전사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이후 추이를 지켜본 후 다음 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SK건설과 포스코건설, CJ건설은 지난 2일부터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SK건설은 오는 20일까지 3주간 인력을 3개 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포스코건설과 CJ건설도 본사 직원을 절반으로 나눠 교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CJ건설은 오는 13일까지 2주간 시행할 예정이며, 포스코건설은 종료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임산부나 자녀 돌봄이 필요한 직원,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선별적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심각’으로 격화됨에 따라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며 “아직 전 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지만 자율출근제 운영 등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재택근무 대신 직원들에게 연차 소진을 강제로 권해 잡음이 일어난 건설사도 있다. 재택근무로는 어차피 효율이 떨어지니 아예 휴무를 선택해 코로나19를 피하겠다는 심산인데 ‘강제 지침’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회사는 ‘자율적인 권고사항’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강제’나 다름 없다”고 불만을 표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건설사들은 현재 공사현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본사의 재택근무 등으로 현장 지원이 더뎌지는 등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건설업 특성상 현장과 본사의 소통이 긴밀해 부서 간 소통이 어떤 업종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재택근무 기간도 길어질 수 있어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수백명 이상이 함께 근무하는 건설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불안감도 크다.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모든 공사가 중단되고 공사지연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분당의 건설현장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해, 현장이 폐쇄되고 건설사 현장 직원 모두가 격리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68.9를 기록하며 2월 기준으로 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건설 경기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며 “전반적인 공사 수주가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인해 건설기업들이 일부 공사 착공과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