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덕 본 두산重, 올해 본원경쟁력 회복할까
조 단위 프로젝트 지연에 지난해 수주·매출 크게 하회
조 단위 프로젝트 지연에 지난해 수주·매출 크게 하회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기대했던 조 단위 해외 프로젝트들이 연기된 탓이 크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인한 수주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주요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원자력, 석탄화력, 담수 등 글로벌 수주에도 주력해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사업 일환으로 추진중인 가스터빈(GT), 풍력 사업에서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11일 두산중공업은 오는 13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는 지난해 실적(별도)이 매출 4조4600억원, 영업이익 1840억원으로 전년 4조3367억원, 2263억원 보다 밑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초 두산중공업이 밝혔던 목표치인 6조600억원, 3030억원을 크게 하회한다.
이는 신규 수주(목표치 6조9000억원)가 부진했던 영향이 크다. 작년 두산중공업의 수주 규모는 4조5000억원 수준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인 인도네시아 자와 9, 10호기 화력발전 본계약이 미뤄졌고, 1조1500억원 수준의 남아공 타바메시(Thabametsi) 석탄화력발전소 EPC 계약도 작년 12월에서 올해 상반기로 옮겨졌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보면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및 석탄화력 등의 설비용량을 축소할 계획으로, 국내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 수주는 사실상 막힌 상태다.
자체 사업인 중공업이 크게 저조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자회사들이 성과를 내면서 연결 실적은 개선됐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8460억원, 8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36% 늘었을 것으로 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요 시장인 중국 판매에 힘입어 수익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2017년 1만851대였던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지난해 1만5630대를 기록, 1년 새 44.0% 급증했다. 시장점유율도 8.3%에서 8.5%로 0.2%포인트 늘었다.
자회사인 두산밥캣 역시 북미·오세아니아(NAO)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증권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두산중공업의 매출이 14조9008억원, 영업이익은 1조1286억원으로 전년 보다 2.6%, 22% 증가한 것으로 전망한다. 수치만 보면 두산중공업 영업이익에서 인프라코어 비중이 80%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주력 사업이 부진한 두산중공업은 올해로 넘어온 주요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가스터빈, 풍력사업 등 신사업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스터빈의 경우 올해 말을 목표로 시제품을 개발중이며, 영흥화력발전소 인근 풍력단지, 탐라 해상 풍력단지, 서남해해상 풍력단지 등에서 풍력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히 정부의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계획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주잔고 감소로 두산중공업의 올해 실적 성장폭은 낮을 것"이라며 "원전, 석탄화력 가동률 하락으로 한전, 한수원의 투자여력이 감소해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결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보다 소폭 높은 각각 15조3820억원, 1조2850억원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와 등 일부 지연된 수주가 올해 성사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신사업 부문에서도 성과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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