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손 발 묶인 삼성', 투자·채용 보따리 내놓을 수 있을까


입력 2018.03.16 06:00 수정 2018.03.16 15:22        이홍석 기자

재계 1위 삼성 제치고 LG·현대차·SK 만난 김동연 부총리

국내 최대 기업 투자·채용 기대감 속 재판 부담 여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자료사진)ⓒ데일리안

재계 1위 삼성 제치고 LG·현대차·SK 만난 김동연 부총리
국내 최대 기업 투자·채용 기대감 속 재판 부담 여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와 대기업간 소통 확대 차원에서 LG와 현대차에 이어 SK까지 만나면서 4대 그룹 중 마지막 차례가 될 삼성과의 만남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3개 그룹에서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그 이상의 것을 내놓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지난달 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뜻 삼성측에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 측 역시 오너의 경영부재 등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 대규모 투자보따리를 풀지는 미지수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기업과의 현장 소통이 3차례에 걸쳐 이뤄지면서 이제 4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만을 남겨 놓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김동연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향후 3년간 반도체·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총 80조원을 투자하고 2만8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투자·채용을 약속했다. 이는 연 평균 약 27조원과 9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지난해 SK 투자·채용(19조원·8200명) 규모에 비해 각각 42%와 13% 늘어나는 수치다,

이에앞서 LG와 현대차그룹도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투자와 채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신사업에 19조원을 투자하고 1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 1월 김 부총리에게 향후 5년간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포함한 5대 신산업에 약 23조원을 투자하고 4만50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 그룹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삼성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기재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논의를 통해 현장소통 간담회 방문 기업을 선정하고 있는데 아직 다음 기업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 1위인 삼성이 신규 투자나 채용 규모도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음 차례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삼성측에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신 다른 그룹들과의 접촉을 통해 대규모 투자와 신규 일자리를 약속받음으로써 삼성도 자발적 형태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하게끔 무언의 시그널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으로서도 정부에 제시할 중장기 투자와 채용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너인 이 부회장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삼성 관계자는 “아직 방문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투자·채용계획) 준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에도 아직까지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여건과 분위기상 오는 22일 삼성그룹 창립 80주년 기념일은 물론, 23일 등기이사로 재직 중인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김 부총리와의 만남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발표해 경영 복귀 행보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경영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재판을 진행하는 사법부와 무언으로 투자·채용 계획을 압박하는 행정부 사이에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 그룹사들이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도 손 놓고 있을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정부의 정책방향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