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신종백 회장 치적서 애물단지로
유상증자 논의 다시 무산…올해 안 증자 물 건너가나
자금 수혈 시급한데…RBC비율 121.4% 보험업계 꼴찌
곧 자리 비워야 하는 신 회장…경력 오점으로 남을 듯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치적으로 꼽히던 MG손해보험이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유상증자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자금 수혈이 시급한 MG손보의 속만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보험사의 재무 리스크를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이미 재무 건전성 악화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자본 확충 답안지를 찾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신 회장이 인수를 주도했던 MG손보는 그의 경력에 공이 아닌 과로 남게 될 전망이다.
30일 MG손보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번 달에도 MG손보 유상증자 결정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MG손보의 증자가 이뤄지기는 사실상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의 임기가 올해로 끝나는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여전히 MG손보 측은 다음 달 임시 이사회에서 증자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MG손보의 기대처럼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여부는 다음 새마을금고중앙회 수장의 몫으로까지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지분 93.9%를 가진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 사실상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6.1% 지분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접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MG손보의 재무 여건 상 자본 조달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서 MG손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21.4%에 그치고 있다. 이는 국내 40개 모든 생명·손해보험사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보험업계 평균인 274.6%와 비교하면 153.2%나 낮다.
현재 RBC비율의 추이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부채 부담이 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RBC비율은 하락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로 하여금 10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는 RBC비율 100% 미만 시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 시 경영개선 요구, 0% 미만 시 경영개선 명령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MG손보의 재무 상태 악화 뒤에는 적자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MG손보가 기록한 당기순손실은 ▲2014년 916억원 ▲2015년 498억원 ▲2016년 267억원 등으로 총 1681억원에 이른다. 올해의 경우 1~7월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같은 기간까지 149억원의 순익을 올리다 결국 연간 성적은 적자로 마감한 바 있어 올해 실적 역시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보를 인수한 것은 2013년의 일이다. 당시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의 자산을 150조원까지 키우겠다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대목에서 MG손보 M&A는 신 회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혔다. 이 때문에 MG손보에 대한 신 회장의 애착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MG손보에 지원된 자금만 2600억원에 이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 인수는 신 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직접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M&A 직후 호기롭게 흑자 전환을 장담했지만 적자가 계속됨은 물론 재무 건전성까지 추락한 지금 상태 이대로 새마을금고중앙회를 떠나게 될 경우 MG손보는 신 회장 경영의 실패 사례로 남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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