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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통합설... 힘 빠지는 ABL생명 사장


입력 2017.11.14 06:00 수정 2017.11.14 06:10        부광우 기자

동양생명 희망퇴직 단행…조직 합병 사전포석?

안방보험 순혈인사 뤄젠룽 동양생명 수장 등극

알리안츠 출신 순레이 사장 설 자리 좁아지나

순레이 ABL생명 사장.ⓒABL생명

중국 안방보험 내 한 가족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설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양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동양생명이 단행한 직원 감축을 두고 조직 합병을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등 두 보험사를 둘러싼 합병설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안방보험 출신의 동양생명 수장 등극이 이뤄지면서 식구 챙기기를 중요시하는 모그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알리안츠 출신인 순레이 ABL생명 사장은 통합 과정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달 말 만 45세 이상,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 10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이 희망퇴직 대상이 됐고 이 중 실제 신청자는 3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동양생명이 2015년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 3년 간 고용안정을 보장받아서다. 그럼에도 동양생명이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은 ABL생명과의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사전 정지 작업의 신호탄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두 회사의 통합설은 1년여 가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보험업계의 주요 이슈다. 동양생명을 품에 안은 안방보험은 지난해 말 당시 알리안츠생명이었던 현재의 ABL생명까지 인수하며 국내에서만 두 곳의 생명보험사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이 조만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합칠 것이란 얘기가 계속돼 왔다. 한 국가의 시장에서 같은 업종 회사를 분리해 운영할 만한 특별한 필요성을 찾기 힘든데다, 오히려 회사를 합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이점도 있기 때문에 통합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란 분석이었다.

뤄젠룽 동양생명 공동대표이사 사장.ⓒ동양생명

더욱이 지난 달 동양생명이 뤄젠룽 부사장을 구한서 사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이 같은 통합설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뤄젠룽 신임 사장이 중국 샤먼대학교를 거쳐 2005년 안방손해보험에 입사한 대표적 안방보험 인사여서다. 이에 따라 구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고 뤄젠룽 사장이 독자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되면 ABL생명과의 통합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서 순레이 ABL생명 사장은 동양생명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모양새가 됐다. 순혈주의를 중시하는 안방보험이 통합 과정에서 알리안츠에서 경력을 쌓아 온 순레이 사장보다는 자사 출신인 뤄젠룽 사장에게 주도권을 쥐어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ABL생명에 부임하 순레이 사장은 알리안츠 아시아태평양과 대만, 중국 등에서 계리, 상품, 리스크, 재무 분야 요직을 역임해온 인물로 2013년부터 한국 알리안츠생명 재무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둘러봤을 때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은 업계에서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중국계이긴 하지만 정통 안방보험 출신이라고 볼 수 없는 순레이 사장과 순혈 인사인 뤄젠룽 사장의 구도만 놓고 봐도 두 회사의 합병은 동양생명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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