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상호 기자 소송? 논의한 적 없어"

"욕설 방송 재방송 등 사과에 진정성 있는지..."

연합뉴스가 자사의 세월호 참사 구조 보도와 관련, 욕설을 섞어 비판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설이 나오는 것을 두고 “논의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진병태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건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지난 24일 정부의 세월호 구조 작전을 전하면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바다 위와 수중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오후 이 기자는 고발뉴스와 팩트TV가 진행한 세월호 참사 진도 팽목항 현지 생방송에서 욕설과 함께 이 보도를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합뉴스 지역취재본부 관계자는 25일 이 기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기자는 이날 저녁 생방송에서 “방송 이후 내가 한 욕설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모범적인 행동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매체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좋은 기사를 쓰겠다고 하더라”며 “모든 걸 떠나 심심한 사과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사과가 미흡하다고 판단, 26일 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 기자는 트위터에 “연합뉴스, 자사보도 욕설 비판에 대해 ‘사과가 미흡하다’며 소송제기 방침 알려와. 팽목항 흙바람 속에 반나절 넘게 고민 중입니다. 무엇을 더 사과해야 할까요”라고 적었다.

진 실장은 이에 대해 “소송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는데 ‘연합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 당혹스럽다”며 이 기자가 자신이 비판한 뒤 연합뉴스 기사가 좋아졌다는 식으로 방송했고, 욕설 방송을 재방송하는 등 사과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기자는 MBC 기자 출신으로 2012년 12월 트위터에 MBC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장남인 김정남 씨를 인터뷰해 보도할 예정이라고 알린 뒤 해직됐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구조 작업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