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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당혹·침통…국민의힘,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파면에 혼돈


입력 2025.04.05 00:10 수정 2025.04.05 00:12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尹 파면 선고 때 비대위 참석자들 탄식

소속 의원들, 굳은 표정으로 의총 참석

"탄찬파 책임져야" 등 장시간 의견 교환

"의원 총사퇴" "우린 폐족" 주장도 나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충격, 당혹 그리고 침통. 자당 배출 대통령이 두 번째로 파면당한 '오명'을 쓰게 된 국민의힘이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들 대체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기각 혹은 각하를 기대했던 만큼, 침통한 분위기 속에 말을 아끼고 고개를 숙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4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선고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선고 전 밝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지만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이 발표되자 두 사람 모두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 참석자들의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왔다고도 한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서서 741자의 입장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퇴장했다. 그는 헌재 판결 승복 입장을 밝히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힘이 국가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두 번째)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곧바로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적막감이 감돌았다.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속속 도착한 의원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특히 헌재에서 탄핵 선고를 직접 방청한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은 더욱 굳은 표정으로 의원총회장으로 들어섰다. 선고 전 헌재 앞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렸던 조배숙 의원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원총회 연단에 선 권 원내대표는 "실망을 넘어 참담하기만 하다. 여러분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여러분 모두 각자 서 있는 자리, 역할과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줬다"며 "그 과정에서 다른 생각과 견해가 있었다. 모든 차이를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실이 된 '조기 대선'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달 후면 대선이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탄핵 찬성파 책임론'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친윤(친윤석열)계의 한 의원은 연단에 올라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제발 탄핵만은 막자고 읍소했는데 우리 동료 의원들이 탄핵에 앞장섰다"며 "지금도 (의원총회장) 안에 같이 못 앉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기자들에게 "탄핵을 찬성한 의원 중에 언론에 자꾸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당내 결속을 해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상웅·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권 비대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윤 전 대통령 파면을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논의해달라고 말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많은 의원이 권 비대위원장의 거취 언급을 '통합'과 '앞으로 잘해나가자'는 의미로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국민의힘은 소수 야당으로 전락했다"며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강민국 의원을 제외하고는, 실제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의 거취와 관련한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한 의원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는 "우린 폐족이다. 이번 대선에 못 이기니까 준비를 잘해서 10년 후를 기약하자"는 취지의 발언, "의원 총사퇴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사과하자"는 취지의 발언 등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는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약 3시간가량 진행됐다. 의원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길, 통합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민의힘은 오는 6일 오후 의원총회를 다시 열고 당 운영 방안, 조기 대선 등과 관련해 중지를 모을 예정이다.


권영세·권성동, 尹 위로차 관저 방문
"이런 결과 나온 데 대해 안타깝다"
尹 "대선 준비 잘해서 꼭 승리하길"


한편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신동욱 수석대변인과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의원총회 종료 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윤 전 대통령 관저를 방문했다.


30분간 이뤄진 만남에서 당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그동안 수고가 많으셨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안타깝다"고 위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성원해준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조기 대선과 관련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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