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2027년 주주환원율 40% 목표
공매도 재개 등 불안 요소 여전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잇따라 발표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을 기반으로 한 주가 부양을 계획하고 있지만 공매도 재개와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에 난항이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올해에만 세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전날인 2일에는 지난달 24일부터 매입한 자사주 26만8385주 전량을 소각했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는 약 500억원 규모다.
올해 셀트리온이 소각하거나 소각 진행을 계획하는 자사주는 총 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도 약 436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7000억원 이상의 소각을 완료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전제 발행 주식수가 줄어 1주당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자사주 소각을 이어가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도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가 부양을 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서 대표는 현장에서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자 1조4000억원 가량의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이 정도 규모를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매해 주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최대한 힘쓰겠다”며 “셀트리온이 진정성 있게 이를 이어가는지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 부양이라는 과제와도 이어진다. 지난 4일 정오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17만1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기록한 최고가 20만1524원을 쉽사리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2027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와 미국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인한 불안 요소가 여전히 산재해 있다. 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과 같은 기대 가치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셀트리온은 그 중에서도 공매도가 활발한 기업이다.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셀트리온의 약세를 활용하려는 전략을 펼치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 시장 평균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뒤 셀트리온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거래일 연속 15%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지난달 31일 14.4%, 지난 1일 18.2%에 이어 2일에도 15.6%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균 공매도 비중인 4.3% 대비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로 다른 제약 ·바이오 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매도 거래 비중은 10.2% 한미약품은 6.4%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2011년부터 공매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당시 서정진 회장은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자사주 매입 등 대응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공매도 비중은 쉽사리 낮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높아질 관세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당시 의약품 관세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향후 품목별 관세 결정에서 구체적인 인상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또한 이러한 외부 상황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 밸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가장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향후 국내외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의 가치 저평가가 이어질 경우 적극적인 추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가능한 선에서 적극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