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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장밋빛 포퓰리즘 안해"…단기필마 김동연, '정직한 대통령' 출사표


입력 2025.04.10 00:10 수정 2025.04.10 00:1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정직성' '경제통' 부각하며 이재명과 차별화

"국민 삶의 선진국 만들 것"…'5대 빅딜' 제시

거대 양당 기득권 타파…"유쾌한 반란 시작"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포퓰리즘 경제정책, 무책임하게 감세를 남발하는 경제정책을 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앞에서도, 국제적으로도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내 삶의 선진국'을 향한 '유쾌한 반란'을 이제 시작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김 지사는 '정직하고 당당한' 경제 대통령을 기치로 "실천하지 못할 공약으로 장밋빛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비 정장, 노타이 차림에 검정 배낭을 메고 등장한 김 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포퓰리즘, 무책임하게 감세를 남발하는 경제정책을 하지 않겠다. 국민 앞에서도, 국제적으로도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유력 주자인 이 전 대표의 핵심 정책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법'과 각종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보수정당의 '부자감세' 기조를 각각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임 정권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경험을 들어 '경제 적임자'라는 점도 부각했다. 김 지사는 "내겐 경제위기 때마다 해결한 경험·노하우와 30년 넘게 쌓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네트위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인 그는 세계은행(World Bank) 선임정책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2차관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김 지사가 언급한 경제 분야의 핵심 공약은 이른바 '5대 빅딜'로 명명됐다. 구체적으로 △대기업은 일자리, 노동자는 유연화, 정부는 규제개혁을 주고받는 '기회경제 빅딜' △10개 대기업 도시를 만드는 '지역균형 빅딜' △기후산업에 400조원을 투자하는 '기후경제 빅딜' △간병국가책임제로 간병살인을 막는 '돌봄경제 빅딜' △감세중단 및 국가채무비율 조정으로 200조 재정을 마련하는 '세금~재정 빅딜' 등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선 선거운동에서 대규모 선거대책위원회 및 조직을 동원하지 않는 이른바 '3무(無) 3유(有)' 선거도 다짐했다. '3무'는 △네거티브 선거 △세 과시형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 조직 구성 △조직을 동원하는 선거운동의 배제, '3유'는 △비전과 정책 중심의 경쟁 △대규모 선대위가 아닌 단기필마(홀로 말에 올라 적진에 뛰어듦) 자세의 선거 △자원봉사자 및 청년 등 국민과 함께하는 젊은 선거 등이다.


'기득권 깨기'와 '정치개혁'도 다짐했다. 김 지사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으로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기재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하고, 전관 카르텔을 혁파하며,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정치바우처 도입으로 거대 양당 기득권 중심의 정치판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파도 조직도 없고, 정치공학도 모른다. 포퓰리즘도, 사이다 발언도 할 줄 모른다"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께서 제 계파이고, 경제를 걱정하는 국민이 저의 조직이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향한 '유쾌한 반란'을 이제 시작한다"고 지지와 응원을 호소했다.


김 지사의 이날 대선 출마는 지난 7일 출마를 공식화한 김두관 전 의원에 이어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로서는 두 번째 출마 선언이다. 비명계 잠룡 '3김'(김부겸·김동연·김경수)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현재까지 김 지사 뿐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민주당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캠프를 꾸려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27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를 찾아 사실상 대권행보를 공식화했다. 그는 대구 서문시장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 참된 지도자의 모습과 앞으로의 길에 대해 뚜벅뚜벅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시 이 대표와 회동을 하루 앞두고 보수 강세 지역을 찾았다는 점에서 야권 잠룡으로서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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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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