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던 쿠르스크를 사실상 탈환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군의 활약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국경 지역을 제외하고 쿠르스크의 통제권을 상실했다. 지난해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는 역습으로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한때 약 1300㎢의 땅을 통제 하에 넣었지만, 지금은 점령지 면적이 80㎢ 정도까지 쪼그라들었다.
러시아는 올해 초 드론부대를 앞세워 쿠르스크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대규모 병력 배치를 통해 보급로를 차단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어 지난달 초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등장해 전황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파병된 북한군은 1만 1000여명 규모의 단순한 보병 부대였지만, 추가 파병된 북한군은 특수부대가 포함됐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군은 첫 파병 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지휘 체계와 공격 계획을 갖추게 됐다.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작전을 펼친 북한군은 러시아의 경험 많은 부대와 합세해 우크라이나군을 2대 1로 압도했고, 주요 물류거점인 스베르들리코보를 점령하는 데 이바지했다. 북한군의 전투 능력은 우크라이나군을 감탄시킬 정도였다.
북한군이 작성한 작전지도를 확보했다는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병력의 모든 이동 경로가 완벽하게 손으로 그려져 있었다"며 "예전 소련식 초정밀 군사 접근법을 보는 것 같았다. 모든 선은 마치 평생 훈련을 한 것처럼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야간투시경으로도 식별하기 힘든 장비를 갖추는 등 개선된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한 정치인은 북한군이 잘 훈련된 데다 의욕적이라며 "쿠르스크의 현재 상황이 전적으로 북한군 덕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북한군의 역할은 아주 중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