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투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다저스)가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야마모토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 1이닝(43개)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찢은 투수다.
최근 3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및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통산 172경기(897이닝) 70승2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주역으로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MLB 투수 최대 규모 계약(12년 3억2500만 달러-4311억원)을 맺은 초특급 투수다.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하고 MLB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은 주인공이다.
그만큼 야마모토 첫 등판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최근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투구 내용으로 실망을 안겼다. 그야말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1회초 야마모토는 잰더 보가츠에 안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개막전에서 부진했던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2타점 3루타를 얻어맞았다. 위기는 계속됐다. 마차도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놓인 야마모토는 김하성에게 직구를 뿌렸지만 외야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야마모토는 주릭슨 프로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루이스 캄푸사노-타일러 웨이드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5실점했다. 이후 9번 타자 잭슨 메릴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길었던 1회를 마쳤다.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는 야마모토를 오타니 쇼헤이가 격려했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로버츠 감독도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고민에 잠겼다. 결국 야마모토는 2회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를 빼고 우완 그로브를 투입했다. 1회 조기 강판에 일본 취재진은 크게 실망했고, 한국 야구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야마모토는 시범경기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는 무실점 호투했지만,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3이닝 5실점, 지난 1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4.1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8.38까지 치솟았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이 개막 첫 선발등판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긴급 수정이 필요한 야마모토가 본래의 야마모토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