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후 자유 계약 자격 대신 팀 잔류
어느덧 30대, 피지컬 부분에서 하강 곡선
손흥민(32)이 지난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에 1년 더 머문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유효하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토트넘과 3년 재계약을 맺었던 손흥민은 오는 6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대개 계약 마지막 시즌이 되면 상반기 내 재계약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손흥민의 재계약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고 토트넘 구단 또한 소극적으로 임하며, 타 구단 이적 또는 1년 계약 연장 옵션 발동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1월이 되자 '보스만 룰'에 의거해 다른 클럽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선수 입장에서는 계약 만료 후 이적이기 때문에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아 주급 등 몸값에서 보다 유리해질 수 있는 입장이었다.
많은 클럽들과 링크가 뜬 손흥민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까지 거론됐다. 특히 이 가운데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와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는 보도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손흥민의 선택은 토트넘 잔류였다. 이를 놓고 축구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먼저 우승에 대한 열망이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물론 프로 팀을 거치며 아직 우승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무관 커리어는 향후 손흥민이라는 선수를 논할 때 평가절하 될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토트넘은 손흥민이 몸담은 동안 몇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미끄러졌고, 구단 또한 지갑을 열지 않는 뚜렷한 자세를 고집하고 있어 언제 우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급기야 우승과 먼 구단의 행보는 팀 동료였던 해리 케인이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나이도 문제다. 현재 32세인 손흥민은 오는 7월 33세가 된다.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은 20대 시절과 비교했을 때 특유의 빠른 움직임 등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분명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전반기에 11골을 몰아쳤으나, 후반기 들어 6골에 그치는 등 체력적 어려움에 봉착하는 모습이며, 올 시즌은 득점 수가 7골(리그 5골)로 뚝 떨어졌다.
이번 1년 연장 계약으로 손흥민은 34세에 가서야 자유의 몸이 된다. 나이가 선수 몸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적시장에서 30대 중반 선수에게 고액의 연봉과 장기 계약을 보장할 우승권 클럽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의 이번 선택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지, 축구팬들 또한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