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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컵이 뭐길래?…한국인 지도자, 엇갈린 희비


입력 2025.01.08 00:10 수정 2025.01.08 00:1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조별리그 탈락한 신태용 감독, 인도네시아 대표팀서 경질

7년 만에 우승 차지한 베트남, ‘김상식 매직’에 열광

인도네시아와 비긴 하혁준 감독, 변방 라오스 이끌고 기적 같은 성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서 경질된 신태용 감독. ⓒ AP=뉴시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의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탈락 여파가 크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지난 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던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PSSI는 신 감독의 해임에 대해 “인도네시아 축구의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2020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약 5년 만에 인도네시아와 동행을 마쳤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사령탑을 맡은 2020년 미쓰비시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또한 U-23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해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을 꺾었다. 당시 황선홍 대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출전이 좌절됐다.


계속된 성과에 PSSI는 지난해 6월 신 감독과 계약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하며 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경질로 신 감독은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현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치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6경기서 1승 3무 2패(승점 6점)로 C조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이 늘어났기 때문에 현재 순위대로라면 인도네시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본선에 직행하는 2위 호주와는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신 감독의 경질은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김상식 감독. ⓒ 디제이매니지먼트

갑작스런 경질 이유는 미쓰비시컵에서의 부진이 가장 크다.


인도네시아는 미쓰비시컵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2패로 부진하며 탈락했다. 당초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조 선두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필리핀에 밀려 4강 문턱도 오르지 못했다.


미쓰비시컵(전 스즈키컵)은 2년 주기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 대회다. 한국으로 치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정도로 보면 된다.


하지만 열기는 사뭇 다르다. 미쓰비시컵은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릴 정도로 해당 국가들은 이 대회에 진심이다.


비록 신 감독에게는 아쉬운 기억으로 남게 됐지만 이 대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높인 한국인 지도자들도 있다.


먼저 박항서 감독이 지난 2018년 대회에서 베트남에 우승컵을 안기며 축구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어 김상식 감독이 무려 7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베트남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베트남 정부는 우승을 차지한 축구대표팀에 1급 노동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라오스 축구대표팀 하혁준 감독. ⓒ 디제이매니지먼트

축구 변방 라오스를 이끌고 이 대회에 참가했던 하혁준 감독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하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6위 라오스를 이끌고 미쓰비시컵 조별리그서 2무 2패를 거뒀다.


비록 조별리그를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 4강에 오른 필리핀과 비기는 등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비긴 하혁준 감독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한껏 끌어 올린 반면 신태용 감독은 경질로 이어지는 결정적 타격을 입으면서 이번 미쓰비시컵을 통해 한국인 지도자들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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