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이마트, 주요 생필품 대상 상시 초저가 전략 선보여
대형마트 간 경쟁에서 온‧오프라인 막론 유통업계 전체 경쟁
구조조정 회복 못한 상황에서 경쟁 심화로 실적 악화 지적도
2010년 이후 10여년 만에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2년여 간 코로나19로 온라인몰에 빼앗긴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는 한편 ‘대형마트는 싸다’는 업의 본질을 회복하고 소비자 물가 안정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4일부터 우유, 김치, 계란, 화장지 등 40대 필수품목의 가격을 인하해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홈플러스, 롯데마트몰, 쿠팡 로켓배송 대비 최저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를 가동,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상시 최저가 전략을 내놓은 만큼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도 조만간 본격적인 경쟁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온라인몰과 편의점업계도 주요 생필품을 대상으로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업계의 경우 산지유통센터와의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은 최소화하고 신선도는 높이는 방식으로 초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CU '득템 시리즈', GS25 '리얼프라이스', 세븐일레븐 '굿민(Good People)', 이마트24 ‘민생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10여년 전 10원 전쟁이 대형마트 간 경쟁이었다면 현재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계 전체가 경쟁 상대가 된 셈이다.
대형마트들은 대량 매입, 산지 다변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온라인몰 대비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년여 간 코로나19로 모바일 장보기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신선식품 측면에서는 산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대형마트가 여전히 강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가격을 낮춰 소비자 식탁물가 안정이라는 사회적 책임도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리한 경쟁이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년 여간 대형마트업계는 폐점과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온라인몰로 고객이 대거 이동하면서 작년에는 편의점에도 매출 순위가 밀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통계를 발표한 이후 대형마트가 편의점에 밀린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 매출 순위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순이었다.
최근 엔데믹 전환과 매장 리뉴얼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소비자 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회복이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고 있어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아직 구조조정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일단 시작되면 누구 하나 발을 빼기 어려운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길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 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 매각, 폐점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매장 리뉴얼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연간 이익률이 1% 수준일정도로 수익성이 낮은데 자칫하면 적자까지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