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감독상 수상
'브로커' 송강호 남우주연상 쾌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경쟁 부문에 초청된 한국 영화 두 편이 모두 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2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에서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초반은 영화 '헌트'가 관심을 책임졌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공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첫 감독 데뷔작으로 칸에 초청받는 쾌거를 이뤄낸 이정재는 포토콜과 레드카펫 등의 각종 행사마다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 직후에는 남은 상영 회차 역시도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폐막식에서는 한국 영화 감독과 배우가 모두 본상을 수상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최종 평점 3.2점으로, 경쟁작 21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이번이 세 번째 수상이다. 감독상으로는 '취화선'(2002)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를 통해 어른스럽고 성숙한 멜로를 선보였다.
전찬일 평론가는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 영화제의 최고작"이라며 "영화적 수준이나, 박 감독의 필모그래피, 또 한류 열풍의 연장선에서 봤을 때 여러모로 수상의 때가 된 것"이라고 극찬했다.
송강호는 한국 배우로는 두 번째,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첫 번째 연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무대에 올라 "영광스럽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브로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현 역을 맡아 페이소스 짙은 연기를 보여줬다.
필름 마켓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해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을 입증했었다. CJ ENM은 '브로커'는 170여개국, '헤어질 결심'은 192여개국에 선판매됐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영화 배급사 NEW가 선보인 '마녀2', '옥수역 귀신' 등 장르물들도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 마켓 관계자는 "2년 만에 열린 칸 영화제고,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황금종려상은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연출한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