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작품 제의 받기도"
이창동 감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영화의 눈부신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와 희망을 말했다.
29일 오전 전주 완산구 고사동에 위치한 중부비전센터에서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기자회견이 진행, 이창동 감독과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밀양', '박하사탕' 등을 연출해 해외에서도 널리 이름을 알린 이창동 감독은 현재 전 세계 콘텐츠 중심에서 한국 영화가 활약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국 영화가 왜 인기가 있느냐는 질문을 외국에서 많이 받는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은 한국 영화 감독이 저마다 모두 색깔이 다르다는 거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일본 영화 하면 그려지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이유는 영화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다. 이는 영화 뿐만 아니라 케이팝 등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의 콘텐츠에서 보지 못하는 다이내믹한 힘이 있다. 이는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강렬한 힘이다. 한국 사람이 살아온 삶의 역사, 삶의 궤적, 너무 힘든 경험을 뚫고 살아온 생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과거에는 '한'이라고 쉽게 말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부정적인 걸 넘어 총체적인 힘을 가지게 된 것 같다"라고 한국 영화의 인기 이유를 진단했다.
콘텐츠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작 국내 극장가는 위기에 몰렸다. 2년 동안 한국 영화는 관객이 감소하며 매출이 감소하고, 제작이 중단되고 개봉이 밀리는 등 그야말로 위기 속에 있다. 이와 반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의 영향력은 커졌다.
이창동 감독은 "극장의 운명은 모든 영화인과 관객의 관심사다.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OTT에서 지금 쉽게 쇼핑하듯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영화 매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 시간의 흐름과 함께 영화 세계에 나를 맡기고 같이 경험하는 영화는 살아남아야 한다. OTT 관람 태도에 길들여진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영화의 본질을 저버리지 않으리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영화는 다른 문화의 영역 중 다른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다. 우리는 멀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도 하더라도 영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 매체의 힘을 인류가 사라지게 할 리 없다"라고 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OTT에서 작품 제의를 받은 사실도 밝혔다. 이 감독은 "여러 번 제의를 받았다. 언젠가는 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OTT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할 만한 이야기라는 판단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특별전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유명 작품과 그의 신작 단편 '심장소리'가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심장소리'는 4년 만의 신작이자 WHO에서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이와함께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신작 다큐멘터리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 또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