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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th JIFF] 개막작 '애프터 양', 로봇과 가족의 관계 통해 인간 성찰 담았다


입력 2022.04.28 17:18 수정 2022.04.28 17:19        데일리안(전주)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저스틴 민 참석

"6년 만에 한국 방문, 관객과 만나게 돼 기뻐"

개막작 '애프터 양'이 인종 차별과 다양성부터 가족의 관계까지 촘촘하게 담아내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다.


28일 오후 전주 완산구에 위치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 기자회견이 진행, 배우 저스틴 민, 이준동 집행위원장, 전진수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애프터 양'은 가족의 일원인 로봇 인간 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람을 위해 일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의 사적인 기억을 통해, 관객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애플TV플러스 '파친코'의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애프터 양'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웠고 뛰어난 연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라고 '애프터 양'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준동 집행위원장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작가주의적 영화를 지지한다. 이 영화는 미래세계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야기로 인간의 성찰을 담고 있다"라며 "안드로이드란 인간 바깥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로웠다. 대단한 신기술이 아니라 고요하면서도 정적으로 성찰을 풀어내는게 돋보였다. 이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는데 이견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극 중 가족들이 입양한 동양인 딸에게 그의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선물한 로봇 인간 양 역을 맡은 저스틴 민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6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올 때마다 집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소감을 전했다.


저스틴 민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에이전시를 통해 받았다. 사실 비행기에서 대본을 처음 읽었는데 눈물을 흘려 옆에 앉은 승객분이 괜찮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그 분에게 '좋은 이야기를 읽고 있다'라고 대답한 기억이 난다"라고 영화에 대한 첫 인상을 떠올렸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과 인생과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했다며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친절하고 겸손한 감독님이었다. 아시아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을 공유했고 이런 점은 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라고 전했다.


가족에 대한 소통 단절과 로봇 양을 통해 다시 재결합하는 과정에 대해 "코로나19 시기에 보여줄 수 있어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우리가 소박해서 놓치기 쉬운 순간들을 양의 기억 장치를 통해 상기한다. 그리고 기억장치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입양한 아시안 딸 등을 통해 인종차별,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사한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우리나라도 외국인들이나 다문화 가정에 편견이 많은 편인데 조금 더 발전됐으면 좋겠다. 영화에서 이런 부분이 많이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저스틴 민은 "영화에서 나오는 가족의 형태는 최근 미국에서 점점 많아지는 가족의 모습이다. 저는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가 누군지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 이 영화는 다름이 중요한 테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품 속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에 대해 실제로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사람처럼 보이고 한국말도 조금 할 수 있지만 미국에 살면서 '이게 진짜일까'라고 생각한 적이 많다.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인종에 대한 직접적이면서도 미묘한 탐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냉소적이나 부정적으로 다루기보단 가족의 렌즈를 통해 조금 더 사랑스럽고 희망적인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스틴 민은 외관상으로 인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로봇 양을 연기했다. 그는 "코고나다 감독님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물어본게 이 캐릭터가 어느정도 로봇으로 보여져야 하는지였다. 감독님께서 의도적으로 미스테리하게 그려신 것 같다. 여러 방식으로 촬영하며 답을 찾았다. 양이 인간적, 혹은 로봇으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단, 양이라는 로봇이 인간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저스틴 민은 '애프터 양'의 결말이 다른 SF 영화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로봇이 나오는 많은 영화들을 보면, 로봇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플롯이 많다. '애프터 양'의 양은 자신이 로봇인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느꼈다. 자신이 로봇으로 가족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해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자체가 단절된 느낌이었는데 로봇이 고장나며 가족 구성원들이 그를 추억하며 다시 끈근해진다. 이건 저의 해석인데 관객 분들도 각자 '애프터 양'을 보며 다른 걸 얻어가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코고나다 감독의 작품이 더 훌륭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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