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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장미란’ 박혜정, 시니어 첫 무대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


입력 2022.04.15 09:46 수정 2022.04.15 09:4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 JTBC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연령 제한에 묶여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던 역도 선수 박혜정(19·안산공고)이 시니어대회 첫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박혜정은 14일 강원도 양구군 용하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대표선발 평가전에서 여자통합 최중량급(87㎏ 이상) 경기에서 인상 118㎏, 용상 162㎏, 합계 280㎏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박혜정은 생애 첫 국제 시니어대회가 될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제102회 전국체전에서 인상 124㎏, 용상166㎏, 합계 290㎏으로 3관왕에 오르며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여자 87㎏ 이상급 한국 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박혜정이 보인 괴력은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리원원(중국, 합계 320㎏)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외모도 똑 닮아 중학교 시절부터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려온 박혜정에게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은 국제 시니어대회 첫 출전이 된다. 나이 제한 탓에 지난해 8월 열린 도쿄올림픽과 12월 열린 세계역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했다.


역도는 만 18세 이상부터 시니어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2003년 3월 생인 박혜정도 두 경기가 열릴 당시에는 만 18세가 되긴 했지만, 메이저대회 출전을 위한 랭킹포인트를 딸 기회였던 직전 국제대회들에 만 18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도쿄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가능했다.


이제 나이 제한에서도 벗어났고 랭킹포인트도 확보한 박혜정의 꿈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내로 300kg을 들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박혜정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넘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겠다는 단기 목표를 세웠고, 나아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장기 목표도 품었다.


우선 단기 목표는 달성 가능성이 높다. 14일 개최된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에서는 인상에서의 부진(3위) 탓에 개인 합계 최고인 290㎏에 10㎏ 못 미치는 280kg에 그쳤지만, 박혜정은 이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이 가능한 수준의 기량을 갖췄다.


14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대표선발 평가전 여자 최중량급 용상 2차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박혜정. 대한역도연맹 유튜브 화면 갈무리

실제로 박혜정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무대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던 선배들과 겨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역도 최중량급 간판스타 손영희와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4위에 오른 이선미를 넘어선 우승, 그것도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인상에서는 123㎏의 손영희(29·부산광역시체육회), 120㎏의 이선미(22·강원도청)에 이어 박혜정은 3위에 그쳤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18㎏에 실패했고 2차 시기에서는 118㎏에 성공했지만, 121㎏에 도전한 3차 시기에서는 바벨을 놓쳤다.


박혜정의 역전극은 용상에서 벌어졌다. 1차 시기에서 159㎏을 쉽게 들었고, 2차 시기에서도 162㎏에 성공하며 용상과 합계에서의 2관왕을 확정했다. 3차 시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손영희는 용상 156㎏을 들어 합계 2위(279㎏)를 했고, 이선미는 용상 156㎏에 그쳐 합계 3위(276㎏)로 밀렸다. 처음 출전한 시니어 국내 경기에서 일인자에 오르며, 사실상 항저우행을 확정한 것이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대표선발 평가전 마지막날 경기에서, 도쿄올림픽 6위 기록의 진윤성(27·고양시청)은 남자 109㎏급에서 인상 171㎏, 용상 205㎏, 합계 376㎏으로 우승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5㎏급 은메달의 주인공 장연학(25·아산시청)은 96㎏급에서 인상 176㎏, 용상 209㎏, 합계 385㎏으로 ‘아시안게임 메달권 기록’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남자 81㎏급에서는 김성민(25·경남도청)이 인상 155㎏, 용상 193㎏, 합계 348㎏으로 정상에 올랐다. 동 체급 2위 박형오(20·한국체대)는 인상 154㎏, 용상 192㎏, 합계 346㎏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한국 주니어기록’을 세웠다.


남자 최중량급(109㎏ 이상)에서는 이양제(27·완도군청·합계 408㎏), 73㎏급에서는 박주효(25·고양시청·합계 333㎏), 여자 87㎏급에서는 윤하제(23·김해시청·합계 243㎏) 선수가 체급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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