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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의 전주? 중국의 탐욕, 올림픽 가치 삼킬라[김태훈의 챕터투]


입력 2022.02.05 07:01 수정 2022.02.04 21:3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올림픽, 코로나19 국면서 정치적 도구로 악용돼 가치 훼손

‘결과 우선’ 올림픽 성적 놓고 국격 과시하려는 중국 발상 우려

편파판정 우려 고조..정정당당 없다면 올림픽 가치 회복 어려워

중국 남자 쇼트트랙대표팀. ⓒ 뉴시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설렘 보다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개막했다.


올림픽 참가자와의 접촉을 막기 위한 ‘폐쇄 루프’가 적용돼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탓에 현장에서도 올림픽 열기는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제로 코로나’ 기조 아래 일반 관중 입장 불허 등 강력한 방역 정책 덕에 베이징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한 자릿수로 유지되고 있지만, 외국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확진 판정이 이어지면서 조직위원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개막 당일까지 300명 내외의 올림픽 관계자가 베이징에 도착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는 유력 메달 후보들과 관계된 코치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쯤 되니 참가 선수단 사이에서는 “실력이 아니라 코로나19가 메달 색깔을 가를 가장 큰 변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켜보는 팬들은 “IOC를 위한 것이냐, 누구를 위하여 올림픽을 (이런 시국에)하는 것이냐” “시진핑 주석 3연임의 도구 아니냐” 등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정부의 2020 도쿄올림픽의 무리한 강행 개최에서도 알 수 있듯,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정치적 수단과 도구로 악용된 올림픽은 가치가 많이 훼손된 것이 사실이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한 세계인의 화합, 가슴 적시는 감동, 목표를 달성하는 짜릿한 성취감과 환희,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 등 어느 때보다 올림픽의 가치 수호가 중요해진 요즘이다.


그러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를 보면 벌써부터 실망스럽다. 결과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최고의 성적으로 중국의 국격을 제고하겠다는 발상 자체야 말릴 수 없지만, 그런 사고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일례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편파 판정으로 징계를 받았던 중국 피겨스케이팅 심판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기술 심사위원으로 복귀한다. 해당 심판은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매기고, 경쟁 선수들에게 가혹한 점수를 줘 중국의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조직적인 편파 판정과 위법행위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당시 피해를 입었던 선수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징계기간을 소화했다고 하지만 흠결이 큰 심판을, 그것도 중국에서 개최하는 올림픽에 불러들인다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뉴시스

한국 선수단으로만 좁혀놓고 볼 때, 중국의 텃세가 가장 걱정되는 종목은 역시 쇼트트랙이다. 중국 쇼트트랙 입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2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에서 한국 보다 금메달을 많이 가져간 나라는 없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견제가 심한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금메달만 보며 레이스를 펼쳤던 중국이 홈에서 부릴 텃세와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저지를 교묘한 방해와 반칙은 메달색을 가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쇼트트랙은 역사적으로 리자준, 왕멍 등 기량과 반칙 능력을 겸비한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서 그들의 만행에 한국은 희생양이 되곤 했다. 심지어 ‘나쁜손’ 판커신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서 어이없는 오심과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들었던 쇼트트랙인데 중국에서 개최해 걱정이 더 크다.최근 심판진이 임페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만, 경기 장소가 중국이라는 점은 찝찝하다. ‘베테랑’ 곽윤기는 “베이징에서 열렸던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를 치러보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미 텃세를 우려하고 있다.


무관심과 불안의 눈초리 속에서 치러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마저 잡음이 반복된다면 최고의 권위를 자랑했던 올림픽에 대한 꺼져가는 신뢰를 다시 밝히기 어렵다. 올림픽의 가치 수호를 위해, 선수들이 흘린 진짜 피땀을 위해, 중국의 탐욕은 억제되어야 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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