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66개, 통계치 작성 대비 310개↑
점포 활용도 높이고, 고객 불안 해소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영업점의 효율성을 극대화 한 탄력점포를 늘리고 있다. 탄력점포란 기존 영업시간 중에 영업점 방문이 어렵거나 특정 시간에만 영업점 방문이 가능한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점포이다. 고객 만족도를 제고해 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의 탄력점포수는 866개로 집계를 시작한 2016년 3월(556개) 대비 310개가 늘어났다. 종류별로는 ▲관공서 소재 점포 451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33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점포 105개 ▲환전센터 14개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263개로 집계됐다.
탄력점포 수는 6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비록 지난해는 전년 대비 4개가 감소했으나,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는 오히려 17개 늘어났다.
탄력점포는 비대면•디지털 금융 전환 과도기에 효과적인 대안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은행은 기존 영업점을 활용한 고객 맞춤 영업으로 인터넷전문 은행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은행 지점 폐쇄를 우려한 고개들의 불안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지난해 영업점과 출장소를 포함해 251개의 점포를 축소했다. 오는 1분기에만 95개의 점포가 통폐합될 예정이다. 은행 점포 급감 속 탄력점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시중 은행들의 탄력점포 수는 당분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4시에 닫는 일반 영업점보다 영업시간을 2시간 늘린 ‘9TO6 뱅크’와 개·폐점 시간을 1~2시간씩 뒤로 조정하는 ‘애프터뱅크’ 운영을 확대한다. 올해 70여개 수준까지 늘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탄력점포 확대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무인 자동화기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디지털라운지(무인점포) 내 디지털 데스크를 대폭 추가한다. 디지털 데스크는 현재 92대가 설치됐는데, 올해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라운지도 10개에서 40개로 늘린다. 월계동 지점 폐쇄로 한차례 홍역을 치룬 만큼 특화 점포 운영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편의점 내 은행 업무 화상상담은 기존 영업점 운영시간보다 4시간 더 늘려서 운영중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편의점에서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주요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퇴근 후에도 마음 편히 은행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영업점 근무 패턴을 살펴보면 오전10시부터 북적이거나 매 시간마다 사용자들로 붐비지는 않다”며 “유연근무에 대한 니즈가 있는 직원, 퇴근 후에 업무가 가능한 고객 등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점포 축세는 불가피하지만, 탄력점포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