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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22-문화] "한국 콘텐츠는 날개 달았는데"…토종 OTT 위한 정부 지원은 '언제쯤'


입력 2022.01.02 12:54 수정 2022.01.01 21:5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OTT협의회 "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최소 규제 및 육성진흥 정책 이행 촉구"

지난해 한국 영화‧드라마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으며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역할이 주효했다. 넷플릭스는 지원을 통해 한국 콘텐츠가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작품이 더 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은 넷플릭스만 내다본 것이 아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마블·스타워즈 시리즈 등 콘텐츠를 갖춘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HBO맥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OTT는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가 경쟁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그늘 아래 있으며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 등장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이 시급해졌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CJENM은 티빙을 포함한 콘텐츠 제작에 5조원, KT 시즌은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강화한다.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왓챠는 이미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해외 진출을 했으며 왓챠, 티빙은 2022년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중남미 등 10개국 이상에 진출할 계획이다. 웨이브도 해외 진출을 검토 중에 있다.


제작사 관계자들은 날로 치열해지는 OTT 시장 경쟁에서 토종 OTT가 덩치와 경쟁력을 키워 더 많은 한국 작품들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제작사 대표는 "K콘텐츠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적인 지원이 고민이 절실한 때다. 넷플릭스에게만 기댈 것이 아닌, 토종 OTT가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다. 최근 티빙과 웨이브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그래도 아직은 넷플릭스가 최우선 순위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콘텐츠 공개를 타진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국내 OTT 업계도 글로벌 OTT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강화가 가장 필수라고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거대자본으로 점철된 글로벌 OTT를 상대하고 시장을 키우려면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하는 것만으로도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정부의 지원 사격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앞서 정부는 2020년 6월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통해 현행 제작비 세액공제를 OTT까지 확대하고, OTT 콘텐츠에 대해 영상물 등급위원회를 거치지 않는 자율등급제를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여기에 방통위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2조에 따라 방송·통신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방송 통신 발전 기금(방발 기금) 부과 대상에 OTT 포함을 추진하고 있다. 방발기금은 정부 허가로 독점 지위를 갖게 된 사업자가 방송통신 진흥을 위해 내는 부담금이다. 부가통신사업자는 정부 허가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에 기금 성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지만,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선상에서 방송·통신사업자와 동일하게 기금을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도 '포스트 코로나 2022 정책'을 발표해 국내 OTT에 대한 영화 발전 기금 부과 등 규제 마련에 착수했다.


시장 발전속도와 제도 마련의 발걸음이 자꾸 엇갈리자 한국 OTT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의 신속한 이행을 주문했다. 글로벌 OTT 공룡기업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국내 OTT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지원책도 호소했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마련된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의 정책들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책 대부분이 시작도 못하는 등 지원 정책은 요원한데 '유료방송 수준 규제'나 '각종 기금 징수논의' 등 국내 OTT 사업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늘고 있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OTT협의회는 "한국OTT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소규제 및 육성진흥 정책의 조속한 이행을 추진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내 OTT업계의 질타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2일 내년도 업무보고 발표를 통해 OTT 자체등급 분류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영상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 및 300억원 규모의 OTT 영상콘텐츠 자금 지원을 마련해 제작·유통기반 강화와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현재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 부처 간 잡음과 비효율적인 접근 때문에 토종 OTT 플랫폼에 대한 지원은 뒷전이라는 인식을 받았다. 다음 정부에서는 OTT와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적극 반영돼 현재 표류하고 있는 지원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 6차 회의에서 글로벌 OTT의 성장 동력이 된 '자국 및 글로벌에서의 동일 지원·규제' 방침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OTT는 시기성·시의성이 강한 산업이라 즉시 수급해 시장에 내놓는게 중요하지만, 자율등급분류제가 도입되지 않아 심의로 예측 불가능성이 발생한다면서 '자율등급제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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