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컵 결승 '난적' 태국과 격돌..기자회견 내내 파이팅 주문
객관적인 전력상 밀리지만 강한 근성과 체력으로 우승컵 도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우승컵을 놓고 결전에 돌입한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각) 싱가포르 칼랑 국립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 1차전에서 태국과 격돌한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내년 1월 1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결승 2차전과 합산한 결과로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신태용 감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대회서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분류된 팀이 아니다.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별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 박항서호와 0-0 무승부를 이뤘고, 까다로운 상대 말레이시아를 완파하면서 조 1위(3승1무)로 4강에 올랐다. 홈팀 싱가포르와의 대결에서는 2차전 연장 접전 끝에 5-3(합계)으로 이겨 극적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을 누르고 올라온 ‘난적’ 태국이다. 태국은 박항서호 출현 전까지 스즈키컵 최다우승(5회) 등 동남아 최강으로 군림한 팀이다. FIFA랭킹에서도 인도네시아(164위) 보다 40계단 이상 위에 있다. 조별리그 포함 6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준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밀린다는 평가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태국이 우리보다 강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두렵지 않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는다면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선수들을 향해 자신감을 주문했다. 이어 “우리가 5번이나 우승컵 앞에서 좌절했지만, 20회 이상 우승 경험이 있는 내가 우리 팀에 정신력을 불어 넣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돌풍의 원동력인 강한 체력과 불굴의 의지는 신태용 감독 지도 아래 생겨났다. 2년 전 부임 이후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하면서 팀의 체질을 바꿔놓았다. 기자회견 내내 신태용 감독이 강조한 것이 ‘스망앗(파이팅)’이다. 다시 한 번 외친 ‘스망앗’이 버거운 태국전을 앞둔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일으켜 세울지 주목된다.
한편, 2016 리우올림픽,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손흥민도 인도네시아를 응원했다. 손흥민은 대회 후에도 신태용 감독과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온 제자다.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SNS를 통해 “신태용 감독님, 행운을 빕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