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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결산-금융⑦] '메타버스' 타고 금융사 진화…융합은 '숙제'


입력 2021.12.26 07:00 수정 2021.12.24 16:1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은행·보험·카드사, 가상영업점 오픈

MZ세대 겨냥 이벤트, 상품 출시도

"기존 인력 조절·보안성 마련 필수"

삼성화재가 만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썸'에서 개최된 '다이렉트 착' 브랜드 런칭 컨퍼런스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화재

올 한해 금융권에는 메타버스 열풍이 휘몰아쳤다. 금융권에 디지털 흐름이 불어 닥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자리 잡으면서 가상공간을 활용한 고객 점접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새로운 영업기법이 확대되면서 기존 인력과 지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18일 싸이월드제트와 제휴하고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 은행권 최초 메타버스 영업점 'IBK도토리은행'을 오픈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상·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라는 접두어를 합친 합성어다. 시공간 제약 없이 현실과 뒤섞인 디지털로 구현된 가상세계다.


은행권이 메타버스에 적극 접근하는 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향후 메타버스를 통해 대출, 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돼 은행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IT스타트업과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메타버스 영업점에서도 예·적금 가입, 대출 등 상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에 KB금융타운을 개설해 소셜 공간으로 활용하고, 가상지점 도입을 위한 VR(가상현실)브랜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3월 모바일플랫폼인 '올원뱅크'와 연동해 자체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봴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도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1월 '메타버스에 조인(JOIN) 해보세요'라는 이벤트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10월 보험업계 최초로 자체 다이렉트 새 브랜드 '착'을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출시했다.


ⓒ데일리안

카드업계에선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메타버스에 본격 진출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글로벌 메타버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제휴하고 선불카드 형태의 특화 카드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버스 특화 카드에는 제페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대 친화적 할인 혜택이 담길 예정이다.


하나카드도 7월 제페토 내에 '하나카드 월드'를 개장했다. 가상의 '나'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각 공간을 이동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우리카드, BC카드, 롯데카드 등도 차세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메타버스를 양방향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OK저축은행이 속한 OK금융그룹은 메타버스 활용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하고 저축은행 업권 최초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OK금융그룹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이 포함된 웰컴금융그룹은 그룹 창립 19주년 기념 워크숍을 가상현실세계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아울러 각 지역에 따라 제공된 웰컴금융의 사업 영역, 현황, 미래 비전을 임직원이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한 '웰컴아일랜드'도 구축했다.


일각에선 금융권의 메타버스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 효율성 문제와 MZ세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기존 고객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권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경쟁과 맞물려 보안사고 확률도 높아졌다. 해외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 피싱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보안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지속된 인력과 지점에 대한 구조조정 제기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며 "추가적인 보안성 강화 역시 동반돼야 할 과제인 만큼 충분한 비용 투자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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