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가치 최대 2조 산정
순이익 1조 예상...밸류 크게↓
“경쟁력 강화로 모멘텀 유지”
삼라마이다스그룹 계열 해운사인 SM상선이 이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해운사 기업공개(IPO)는 2007년 KSS해운 이후 14년 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특히 상장 기업가치를 예상보다 낮은 최대 2조원으로 산정해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졌다는 평가다. 이날부터 수요에측에 돌입하는 가운데 해운업의 이익 고점 통과 우려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운회사인 SM상선은 이날부터 2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일정에 들어간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5000원이다. 공모를 통해 최대 8461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시가총액도 최대 2조115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후 4~5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1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SM상선이 올해 초 IPO 계획을 밝혔을 당시 시장에서 거론된 기업가치도 2조원 수준이었다. 동종 업계 상장사인 팬오션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한 결과다. 다만 SM상선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평가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M상선은 해운업 호황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 308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405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올해 3분기에는 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올해 연말 순이익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배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보다는 이후의 성적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올해 조선·해운 업황의 호실적은 운임과 발주 모두 컨테이너선이 견인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로 미국 항구의 선적·하역 대기 시간이 늘어나면서 운임이 상승한 영향이다. 컨테이너선은 운임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발주가 이어졌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항만 인력 확충이 4분기부터 개선을 보일 전망이고, 물동량은 중국 전력난에 따른 내구재 생산 감소로 이른 증가율 축소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180% 넘게 상승해 피크 아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해운의 종합물류 서비스화와 함께 2023년 실시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로 운임 하방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M상선은 미주 서안 북부에서 글로벌 선사로서 유일하게 포틀랜드에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2024년까지 미주 동안 노선을 신규 개설하고 운용 노선도 미주 5개, 아시아 13개로 총 18개로 늘릴 방침이다. 탄소 저감장치 등 친환경 설비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M상선의 공모 희망가는 동종업체 대비 할인된 수준”이라며 “현재 해운업의 가장 큰 관심은 실적보단 피크아웃 우려인데, 변화하는 업황과 SM상선의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모멘텀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아주 노선 확장 계획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