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방산·조선 거점 확대...2035년 매출 70조 목표
삼성SDI 이어 중점대상 심사...“불확실성 신속 해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회사 측이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사업장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이번 유상증자의 규모 등을 감안해 중점심사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다음 달 24일이고 구주주 청약은 6월 3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 9~10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1조6000억원을 해외 현지 공장 설립과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000억원은 국내 추진장약 (MCS)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에, 8000억원은 미국의 해양 방산·조선 생산 거점 확보에, 3000억원은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 투자한다.
중장기적인 방산 수요의 빅 사이클이 예상되는 유럽·중동·호주·미국 등지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이익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 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 다시 한 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은 삼성SDI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도 중점심사 대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증자 규모가 크고 1999년 이후 첫 유상증자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주식가치 희석화 우려’, ‘일반주주 권익훼손 우려’, ‘재무위험 과다’, ‘주관사의 주의의무 소홀’ 등 대분류와 7가지 소분류에 따라 중점심사 유상증자를 선정하기로 하는 유상증자 집중심사 제도를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투자판단에 필요한 중요정보의 충실한 기재 여부 등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신속한 심사를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회사가 계획한 일정에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집중심사 및 대면협의 등 최대한의 심사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 투자를 위한 다른 기업의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기업이 계획한 일정에 신속하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산업 신규투자를 위한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한국시장 역사상 제일 큰 규모”라면서 “경제 전체에 활력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