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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 힘빠진 동학개미…증권사 실적 ‘빨간불’


입력 2021.10.07 05:00 수정 2021.10.06 14:4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영업익 추정치 전년比 33%↓

일평균 거래대금 4분의 1 감소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시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오던 증권업계가 이번엔 웃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크게 줄었다. 증시를 떠받들던 동학개미의 매수세가 주춤하며 거래대금 감소폭이 커진 영향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5개 주요 증권사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총합은 1조210억원으로 추산된다.


영업익의 총합은 전년동기(1조5284억원)와 비교해 33.19%(5074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분기(1조7160억원)와 비교하면 40.50%(6950억원) 감소한 규모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곳의 감소폭이 컸다. 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익은 2425억원으로 전년보다 31.80%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27.63%)과 삼성증권(22.50%)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1.57%)과 메리츠증권(0.19%)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5개증권사 영업이익 추이.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지난해 국내 10대 증권사의 순영업수익 대비 위탁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 비중이 39%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1~8월 평균 거래대금 22조원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증권가는 개인투자자의 거래 강도가 계속해 약화되고 있다고 본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회전율이 600%를 밑돌고 있는 데다, 개인의 거래비중 또한 지난달 72%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연초에는 개인의 거래비중이 80%까지 근접했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유일하게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수익만 증가 추세다. 3분기 신용잔고 평균잔액은 2분기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체 브로커리지 수익은 정체흐름이 예상된다. 현재 증권사들의 신용공여는 대부분 한계가 왔고, 금리 인상으로 개인투자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 조치,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소진 감안 시 개인자금의 증시로의 신규유입 강도는 향후에도 강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상황도 개인투자자 유치에 우호적이지 않다. 헝다 파산 위기와 전력난 등 중국발 악재에 더해 국채 금리 상승과 부채한도 이슈 등 미국발 악재가 동시에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쳐 시장은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다. 이처럼 마케팅을 통한 고객 유치에 한계가 오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수익 모델 다각화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다른 부문에서의 역량 강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부문 강화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노릴 것으로 에상된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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