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사이영상 모의투표서 1표도 못 받아...레이 3위
7월 이후 기복 심한 투구...연일 호투하는 레이와 극명 대조
8000만$ 투수로서 스트레스 숙명..묵묵히 자기 길 걸어야
‘다승 공동 1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사이영상 모의 투표에서 0표에 그쳤다.
28일(한국시각) MLB.com은 사이영상 모의 투표 결과를 발표했는데 류현진은 1표도 받지 못했다. 반면 토론토의 후반기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좌완 로비 레이(1년 800만 달러)는 1위표 5장을 받아 3위에 올랐다. 1위는 류현진과 다승 1위 경쟁을 하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
모의 투표지만 레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날 투구에서도 이런 흐름이 녹아있다.
지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3.2이닝 7실점)에서 시즌 최악 투구를 했던 류현진은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3.2이닝 7실점으로 체면을 구기며 7패(12승)째를 당했다. 직전 등판에서 주무기 체인지업이 살아나 기대가 컸지만 이날 무려 3개의 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까지 올랐던 류현진의 최대 강점이었던 ‘꾸준함’을 올해는 보기 어렵다. 기복이 심하다. 류현진도 MLB.com 등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닝에 점수를 많이 주는 게 문제다. 팀 입장에서도 안 좋은 부분이다”라고 인정했다.
‘강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까지 받았다. 류현진은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나온 질문이다. 류현진이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탬파베이 레이스 등 강팀을 상대로 호투한 경기도 많다.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현지언론에서 레이와 비교하는 칼럼들이 나오고 있어 부담과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에 하루 앞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한 레이는 토론토 구단 역사상 좌완 투수 최초로 14탈삼진을 잡으며 호투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레이를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레이는 8월 등판한 5경기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뽐내고 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9승에 머물러 있지만 평균자책점 부문 2위에 오르며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반면 류현진은 7월 이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가 4차례 나왔다. 그렇다보니 토론토 에이스 자리를 놓고 류현진과 레이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 정상급 투수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레이가 놀라운 투구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 류현진과 비교해 적은 규모의 연봉을 받는(1년 800만 달러)를 받고 뛰는 레이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늘 그래왔듯 귀 기울일 얘기는 가슴에 새기고, 튀어나오는 잡음들 정도는 무시하고 자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진짜 류현진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