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비슷한 정책적 대응에 나섰음에도, 백신공급이 지연 등으로 인해 경기회복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의 국제경제리뷰 보고서에서 "유로지역과 미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미국은 꾸준한 회복흐름이 이어진 반면 유로지역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양 지역에서 경기회복 흐름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원인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의 격차를 꼽았다. 백신공급 지연으로 유로지역 접종률이 미국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정책 규모도 경기회복의 속도를 다르게 한 요인이란 설명이다. 유로지역은 유럽연합 차원의 구제금융과 회원국별 재정지원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적극 대응했지만, 재정부양책 규모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로지역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부양책 규모는 4.1~11.0%로 같은 기간 미국(16.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아울러 보고서는 유로지역의 경우 수출과 여행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 비해 심각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유로지역이 강력한 확산방지 조치를 더 오래 시행하면서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컸다는 해석이다.
보고서는 "유로지역은 백신접종 가속화, 재정정책 확대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확대돼 내년 1분기에는 팬데믹 이전의 GDP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성장률은 미국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수요 개선, 역내 접종률 상승 등으로 역내 교역 및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출 및 관광업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