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대권도전 주목
29일 윤석열 정치선언…공개 무대에 데뷔
29일 홍준표 비전설명회…윤석열에 '맞불'
30일 황교안 출판기념회…대권출정 성격
범야권의 대권 경쟁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가 이번 주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각종 일정을 통해 맞대결을 펼치는 '슈퍼 위크'가 펼쳐진다.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는 주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최 원장은 28일 감사원장 사퇴를 발표하고 향후 정계 입문이나 대권 도전 여부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형 원장은 지난 주말 동안 부친이자 6·25 전쟁 참전용사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을 만나 현실정치 참여와 대권 도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감사원장 사퇴에 관한 결심을 굳혔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권 도전과 관련 "여러 사항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있다"며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대권 도전에 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며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기도 했다.
잠룡 중 최대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긴 잠행을 끝내고 취재진 앞에 공개 데뷔한다. 윤 전 총장은 본격 현실정치 참여 선언의 장으로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선택했다. 이곳은 또다른 야권의 대권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 2019년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의 정치참여 선언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정치참여 선언을 이틀 앞둔 전날 휴일을 맞이해 편한 복장으로 매헌기념관을 찾아 30여 분간 일대를 둘러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윤봉길 기념관과 뒷쪽 숲길은 윤 전 총장이 평소에도 자주 산책하는 길이다. 예행연습 차원의 방문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윤 전 총장이 29일 행사에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선언문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총장은 선언을 마친 뒤, 처음부터 정치부 기자들과 정규 간담회 형식의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X파일'과 관련해 뭐라고 말할지,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 '영입파'에 맞서는 '당내파'의 선두주자 격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과 같은날인 29일에 맞불을 놓는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29일 여의도에서 '국민에게 듣다'라는 이름의 비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홍 의원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의 국민들과 함께 하며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이를 정리한 인뎁스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의 비전 설명회와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식 날짜가 공교롭게도 겹치는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은 "우리가 벌써 열흘 전에 계획했던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윤 전 총장의 출사표에 맞불을 놓는 성격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 안팎의 관측이다.
또다른 '당내파' 대권주자인 국민의힘 황교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총장의 정치 선언과 홍준표 의원의 비전 설명회가 있은 이튿날인 30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대권주자의 출판기념회가 그렇듯이 대권 출정식의 성격을 겸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30일 오후 3시 연세대에서 '초일류 정상국가 : 다음 세대와 함께 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치' 출판기념회를 연다. 황교안 전 대표에 관한 책은 그간 여러 권 나왔지만 '정상국가'는 황 전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뒤, 처음으로 직접 쓴 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선 참패 이후 1년여 동안 '성찰'의 시간을 가졌던 황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를 변곡점으로 삼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3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대권 도전과 관련해 "입법·사법·행정의 세 영역에서 책임자로서 역할을 했던 것은 나만의 특장점"이라며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면 할 것이고, 갈 길이 있다면 뚜벅뚜벅 당당하게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