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6일 닷새째 국회~광화문 도보행진
서십자각에서 광화문, 천막 수십 동 늘어서
오세훈 "천막 꾸려 농성하며 헌재를 겁박"
나경원 "당리당략에 시민불편 아랑곳 않아"
더불어민주당이 닷새째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가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빠른 선고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광장에서의 회의와 집회 등을 위해 여러 동의 천막을 설치해놓은 상태인데, 천막 설치의 불법성을 놓고서는 또다른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휴일인 16일에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벌인 뒤, 광화문에 집결해 헌재를 향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도보행진을 마친 뒤 광화문에서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번 주내로, 가장 빠른 날에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하기를 거듭 촉구한다"며 "선고가 늦어질수록 사회적 불안과 혼란, 경제적 피해, 극우 세력의 폭력 선동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파면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의 뜻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제 광화문에서 확인했다"며 "헌재가 신속하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경복궁 옛 서십자각 자리에서부터 광화문 앞까지는 민주당 등 야권과 특정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에서 설치한 천막 수십 동이 늘어서 있는 상황이다. 천막을 따라서는 수십 개의 깃발이 세워져 나부끼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언제부터인가 분쟁이 생기면 천막부터 꾸려 농성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공당이 도심 한복판에서 공권력 위에 군림하며 불법을 자행하는 것은 국격의 추락"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도로에 설치한 천막은 엄연히 불법이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두 차례에 걸쳐 철거를 계고했으나 야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정파의 이익을 위해 공권력과 시민의 편의는 아랑곳하지 않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태"라며 "탄핵에 중독된 제왕적 다수당이 이제는 법을 비웃으며 헌재를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거대 야당 민주당이 이제는 거리독점 불법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에 불법천막을 설치했는데, 서울시와 종로구의 반복된 계고에도 무시로 일관 중"이라며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법원칙 위배, 시민불편은 아랑곳 않는 이재명 민주당의 민낯"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행정대집행법에 따르면 행정청은 의무자가 행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집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정대집행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있다"며 "반복 계고와 변상금 부과로 시간을 지연할 일이 아니라, 즉시 강제집행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라는 엄중한 국면에서 천막의 불법성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은 지엽말단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야권이 일대에 설치한 천막이 불법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단 집회를 하는 중이라 부속 건물로 천막을 설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정권에 대한 탄핵 아니냐.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헌재 심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앞두고 그런 지엽말단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게 광역시장이 할 일인지 안타깝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