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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어 최재형까지…崔 등판설에 불쾌한 청와대


입력 2021.06.24 00:10 수정 2021.06.23 23:2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대선 출마 결단 임박설에 못마땅한 기류 감지

이철희 "반듯했던 분…'큰 어른'으로 남아야"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와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현 정권에서 '한 배'를 탔던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야권의 대권주자로 부상하자 불쾌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최 원장의 거취 결단 임박설이 제기된 23일에도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그간 대통령선거에 개입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대권주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거나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 만을 내왔다. 윤 전 총장 행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직 감사원장이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 감사 등과 관련해 정권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워온 최 원장이 야권의 대권주자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못마땅한 기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대선 출마 관련 질의에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원장은 이날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광주보훈요양원을 위로 방문하고 감사원 광주 사무소를 찾아 감사관 등을 격려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의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최 원장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표출한 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이 수석은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제가 국회에서 뵈었던 최 원장은 굉장히 차분하고 합리적이고 반듯했던 분으로 기억한다"며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최 원장이 임기를 채우고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을 확고히 다진 우리 사회 큰 어른으로 남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청와대 수석으로서 말을 전하게 되면 최 원장의 정치적 선택을 제약하는 것처럼 비칠 것 같다. 완전히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사견'을 전제로 한 언급이지만, 청와대의 기류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에서도 같은 기류가 흘러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두 인사의 대선 출마 문제를 두고 "두 자리가 가져야 할 고도의 도덕성과 중립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라며 "한 분(윤석열)은 이미 자기 거취를 정하고 중요 대권주자로 거론돼 (언급이) 적절치 않은 것 같고 다른 한 분(최재형)은 조만간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제가 보탤 건 없다"고 했다.


최 원장이 이르면 이달 중 사퇴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최 원장의 사표 제출이 대권 도전을 위한 것으로 보고 즉각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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