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디벨로퍼스',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 구축
차량관리, 보험, 주차 등 다양한 연동 서비스로 유지비용·시간 절약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하는 차량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차량관리, 보험, 주차 등 실생활에서 편의성이나 경제성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합리적인 소비 성향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MZ세대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디벨로퍼스’와 연동된 서비스를 사용 중인 현대차그룹 고객은 5월 말까지 약 25만명을 기록했다.
디벨로퍼스는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고객 동의를 받고 수집한 운행 정보와 주행거리, 차량 상태, 운전 습관 등의 데이터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형식으로 가공해 스타트업 등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2019년 10월 현대차를 시작으로, 지난해 4월에는 기아가 합류했고, 같은 해 5월부터는 제네시스도 디벨로퍼스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는 차계부 등 차량관리 분야가 약 14만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데이터 연동기반 보험 고객도 6만명에 달한다. 그밖에도 세차, 주차, 렌터카, 중고차 매매 등 다양한 자동차 관련 서비스 분야에서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는 디지털 혁신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이색적인 경험이나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로 부터 주목받으며 모빌리티 시장에서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차량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스타트업 ‘마카롱 팩토리’의 차량 관리 차계부 서비스앱 ‘마이클’이다. 현대차그룹 디벨로퍼스와 스타트업이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모빌리티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마이클은 지난해 1월부터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앱 사용자 중 개인 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커넥티드카 운전자에 한해 차량 데이터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 차의 데이터와 앱을 연동한 이용자들은 주행가능거리, 누적주행거리 등 차량 운행 정보를 별도로 입력하지 않고도 필요한 시점에 앱을 실행하면 최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수기 입력 시의 번거로움과 오입력 문제가 없어 편리하고 정확하게 차량 관리가 가능하다. 데이터 공유에 동의한 앱 사용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 점검 항목, 주유 판단, 정비 주기 등 개인화된 차량 관리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차량 유지 관리에 할애하는 노력과 시간을 아끼는 유용한 서비스다.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마이클 앱을 연동해 이용하는 사용자는 지난해 1월 앱 론칭 이래 월평균 약 8000명씩 증가하며 서비스 1년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기존의 앱 이용자 비율은 35~44세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커넥티드카 데이터 연동으로 서비스 활용이 편리해지며 25~34세 MZ세대의 이용 비율이 45%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도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합리적인 자동차 보험 서비스를 설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롯손해보험(캐롯손보)은 지난해 7월부터 현대차그룹과 업무 협약을 통해 데이터 연동 기반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며 MZ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캐롯손보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캐롯플러그’라는 차량 운행 데이터 측정 장치를 차량에 설치해 월별 주행거리를 측정하고, 매월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상품이다.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고객이 퍼마일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경우, 누적주행거리 데이터 전달을 위한 차량 운행 데이터 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기기를 별도로 장착하지 않아도 누적주행거리에 기반한 보험료가 자동으로 산출된다.
기존 주행거리 연동 보험상품이 운전자가 계기판의 주행거리 현황을 사진으로 직접 찍어 전송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던 반면, 차량 데이터 기반 보험은 데이터 연동 동의만으로 간편하게 이용 가능해 편리성과 정확성을 극대화했다.
캐롯손보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이후 출시 1년 만에 12만명이 가입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성장과 함께 커넥티드카 서비스 연동 고객들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집계에 따르면 캐롯손보와 현대차그룹이 차량 데이터 연동 협업을 시작한 5월 이후부터 9월까지 데이터 연동 고객 수가 매월 43% 이상 꾸준히 증가했다. 보험 가입자 기준 데이터 연동 상품 가입 비중은 20대가 20%, 30대가 41.1% 등 MZ세대가 약 61.1%를 차지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IT 서비스,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로 합리적 서비스를 마련함으로써 젊은 연령층의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해상 역시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차량 데이터로 고객의 주행 정보를 분석해 안전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커넥티드카-안전운전 할인 특약’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현대차 블루링크, 기아 유보 서비스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별도의 장치를 설치하거나 번거로운 가입 절차 없이 동의를 거쳐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현대해상 커넥티드카-안전운전(UBI) 특약 상품 가입 고객은 차량 데이터 연동에 동의한 후 안전운전 점수 70점 달성 시 커넥티드카 안전운전 특약 할인 9%와 커넥티드카 가입자 할인 7%를 더해 총 16%의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에 마일리지 특약을 추가로 결합하면 최대 51% 수준까지 보험료를 할인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해상 커넥티드카-안전운전(UBI) 할인 특약은 2019년 3월 런칭한 이후로 2년 만에 누적 판매 6만6000건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30대 이하 고객의 비중은 19년 4월 8.9% 수준에서 2021년 5월 기준 23.3%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 데이터와 연동한 UBI보험 서비스는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보험사의 손해율 감소, 자동차업계의 신사업 진출 등으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불러일으켜 자동차 보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디벨로퍼스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상품은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의 UBI보험, 캐롯손보의 퍼마일보험 등 3개로 3개 보험 상품의 올 3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약 5만 2000여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외에도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협업을 확대해 오픈 데이터 생태계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중국, 미국, 인도,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지역에서도 차량 데이터를 활용하는 디벨로퍼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