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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도 못 입혀드렸다"…'만취 벤츠' 사고 유족 엄벌 촉구


입력 2021.05.31 18:18 수정 2021.05.31 18:19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 권모(30)씨가 25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만취한 채 운전을 하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60대 작업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검찰로 송치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받는 권모(30)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권씨는 지난 24일 오전 2시 경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낡은 지하철 방음벽을 철거 중이던 일용직 노동자 A(60)씨를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고에 대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피해자 유족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 아버지 시신은 염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흰 천으로 몸을 덮은 채 얼굴만 보였다. 얼굴 또한 심하게 함몰돼 눈, 코, 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며 "그렇게 아버지에게 마지막 수의마저 입혀드리지 못한 채로 보내드려야만 했다"고 적었다.


이어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며 누구보다 자상했고, 누구보다 성실하셨는데 왜 저의 아버지의 마지막이 이럴 수밖에 없는 건지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또 "저희 가족에게는 가장인 남편이, 아버지가 없어지며 한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진 지금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어떤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라며 "저는 이 청원 글을 올리면서 부디 음주운전으로 인해 저희와 같이 한 순간에 가족을 잃는 사고가 줄어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수의조차 제대로 입혀 보내드리지 못할 만큼 처참하게 돌아가신 저의 아버지의 죽음이 제대로 된 처벌로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청원 동의에 대한 도움을 간절히 구한다"고 호소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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