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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더 낮게’ 비바람을 대처하는 류현진 자세


입력 2021.05.29 15:32 수정 2021.05.29 15:3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클리블랜드전 5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5승

악천후에 대응하는 맞춤형 투구법으로 실점 억제

류현진. ⓒ 뉴시스

토론토의 류현진이 좋지 않은 기상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시즌 5승째를 따냈다.


프로그레시브 마운드에 처음 선 류현진은 급기야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경기 초반 제구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이후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더 내줬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에디 로사리오에게 2타점 우전안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했다.


이후부터는 감을 잡은 듯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3회에만 안타 하나를 내줬을 뿐 2회와 4회, 5회를 모두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에이스의 진가를 선보였다.


이날 프로그레시브 필드는 경기 전 비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졌고 강풍까지 불면서 투수에게 매우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류현진도 이를 감안하듯 2회부터는 매우 영리한 투구 패턴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주 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은 물론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를 정교하게 이어나갔는데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류현진. ⓒ 뉴시스

특히 공을 낮게, 더 낮게 던지려는 의지가 상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한 바람으로 인해 뜬공이 나올 경우 야수들이 수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토론토는 물론 클리블랜드 타자들도 의식으로 어퍼 스윙을 시도했고 외야수들은 높게 뜬 공에 낙구 지점을 판단하는데 애를 먹었다.


류현진은 낮게 깔리는 공으로 땅볼 유도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타구 대부분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땅볼이었고 이는 류현진이 1회 이후 실점을 억제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날씨는 강한 변수로 작용했고, 3회가 쉽지 않았다. 류현진은 1사 후 라미레즈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베이스 커버가 늦어지면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의 발이 느린 탓도 있었으나 추운 날씨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다.


이어진 로사리오와의 승부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로사리오를 다시 한 번 내야 땅볼로 유도했고 시프트가 걸린 상황에서 유격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타구가 예상보다 느리게 흐르면서 챌린지 끝에 1루서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류현진은 이와 같은 변수들을 모두 이겨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회 마지막 타자였던 오웬 밀러에게도 또다시 늦게 깔리는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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