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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여론은 계파 정치 같은 걸 하지 말라는 명령


입력 2021.05.29 08:41 수정 2021.05.29 06:00        데스크 null (desk@dailian.co.kr)

나경원, 주호영의 계파, 배후설은 민심 거역하는 꼰대 자세

이준석이 지나가는 바람 아니고 반드시 당선되어야 할 이유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 경선에서 일반 국민과 당원 여론조사 지지율 합계 41%, 압도적 1위로 통과한 36세 이준석의 돌풍이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지 않고 대세를 형성할 기세다.


놀라서 입을 벌리고, 공포로 얼굴색이 변하고 있는, 쇄신을 포기한 ‘꼰대’ 집권 민주당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대권 주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적진(敵陣)만 두려움에 떠는 게 아니다. 아군인 국민의힘 안에서도 불안한 인사들이 많다.


예비 경선 2, 3위 후보 나경원과 주호영이 그런 이들이다. 이들은 이준석과 관련한 계파, 배후설을 ‘옹졸하게’ 제기함으로써 그 돌풍이 날려 없애려고 하는 구태 정치인들이 바로 자신들임을 고백했다. ‘대선 관리를 위한 경륜’ 같은 이유는, 웃기는 핑계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당원들도 불과 1% 포인트 차로 이준석을 지지한 민심 속에 계파 따위는 없다. 이준석이 유승민 계니 뭐니 하는 것에 일말의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그를 밀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는 보수 야당을 중도(中道)적, 합리적인 ‘신사’ 정치인들이 이끌어 가면 좋겠다고 봐서 이준석을 대표 인물로 지지한 것이다.

나경원, 주호영의 계파, 배후설은 민심 거역하는 꼰대 자세

계파 정치 같은 지겨운 행태를 이젠 제발 그만두라는, 준엄한 명령에 불과하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친이니 하며 갈등하고 추태 부리는 짓거리에 일반 국민은 신물이 나 있고, 그런 것들 때문에 보수 정당이 그동안 외면받아 온 사실을 모르는가?


그가 유승민계로서 계파 이익을 앞세워 말하고 행동한 게 있었다면, 그와 같은 높은 인기가 생겨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유승민의 요즘 대권 주자 여론조사 지지율은 2% 안팎이다. 이준석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보스’에게 대표가 된 뒤에도 줄을 서 가지고 얻을 것이 없다.


나경원과 주호영은 이를 모르지 않으면서도 그런 치졸한 공세를 벌인다. 영남과 정통 보수 세력 지지로 당권을 잡아 보려던 판에 ‘새파란 아이’가 훼방을 놓으니 음모론 제기로 김을 빼고자 하는, 전형적인 구(舊)정치다.


젊고 똑똑하고 진보 우파적인 신예(新銳)의 당 대표 근접에 같은 보수 당내 합리적 의원들, 민주당의 개혁적 인사들, 그리고 언론 매체들의 대다수 논객이 일제히 비상한 관심, 흥미, 부러움과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극히 일부 기득권 중진, 당 대표와 대권 주자들만 그를 폄하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하태경은 계파 정치를 ‘걱정’한 나경원(58)과 주호영(61)에게 실소(失笑)를 보내며 “축제 무드로 잘 나가던 전당대회에 난데없는 고춧가루가 난무한다. 하태경은 오늘부터 이준석계를 하겠다”고 비꼬았다. 서울대 물리학과, 전향한 사회운동가 출신의 3선(부산 해운대 갑)인 그는 53세로 이준석보다 17살이 많다.


대권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전 국무총리 정세균(70)은 이 시대의 금기어나 다름없는 장유유서(長幼有序) 론을 설파, 스스로 꼰대임을 용감하게 고백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같은 국민의 대표 정치인들 사이에서 서로 나이를 가려야 한다니...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 소속의 그는 정당을 군대로 착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육군 중장 출신의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 신원식(62)은 “정치를 나이순으로 하나….”라고 혀를 찼다.


또 국민의당 의원 권은희(47)는 이준석에 대해 “외관은 청년이지만 사실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험담을 했다. 그의 야권 통합 관련 ‘야당은 돈과 조직이 있는 국민의힘 뿐’이란 발언을 두고 한 말이었지만, 이준석의 반(反) 안철수, 반 국민의당 입장을 의식한 견제구였다. 국민은 이런 계산된, 인신공격이나 말싸움이 정말 싫다.

이준석이 지나가는 바람 아니고 반드시 당선되어야 할 이유

오세훈(60), 박형준(61)의 보선 압승과 당 대표 후보 이준석의 돌풍은 정치 성향으로는 중도를 선호하는 민심에 의한 결과다. 정치 스타일로는 합리적인 태도와 젠틀한 언행을 좋아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핏대 세우고 침 튀기는 사자후 연설보다는 논리와 설득의 대화 기술이 더 요구된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체육관 안이 아닌 컴퓨터나 휴대전화기 앞에서 열린다. 후보들은 당원이 한 명도 없는 실내 공간에서 온라인 도구만 가지고 정견 발표를 하고 지지를 호소한다. 젊고, 용모 단정하고, 때 묻지 않은 언변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하버드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준석 현상은 우리 정치인들의 나이를 10년 이상 젊게 할 것이다. 그 나이란 물리적 연령이 아니고 정신적 연령이다. 모두가 20~30대의 생각을 알려고 하고 그들과 같이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사람들을 잡으면 50~60대도 잡는다.


이러한 변화,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기득권 꼰대 정치인들의 점진적 퇴장은 시기만 문제일 뿐이다. 이들의 준동(蠢動, 불순한 세력이나 보잘것없는 무리가 법석을 부림)에 철퇴를 가하기 위해서도 이준석 돌풍이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당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국민이 필자 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정치는 영원히 그 나물에 그 밥인 듯하다가도 이렇게 갑자기 변하고, 이렇게 갑자기 성숙해 간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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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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