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 발표
10대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은 심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서 국내 수출기업 수와 수출·수입액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잠정)’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기업 수는 9만7012곳으로 전년대비 0.4% 줄었다. 수출액은 5112억 달러로 5.5% 감소했다. 수출기업 수 감소는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885곳으로 나타났고 중견기업은 2194곳으로 조사됐다. 각각 3.1%, 8.0%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중소기업은 9만3933곳으로 0.6% 줄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수출기업 수가 줄었다"며 "전체 수출기업 가운데 97%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 감소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액은 모두 줄었다. 대기업은 7.3% 감소한 32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3172억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액도 각각 0.3%, 4.4% 줄어들어 933억 달러와 955억 달러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대기업은 광제조업이 2941억 달러로 5.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석유화학(-23.2%)과 운송장비(-10.8%) 등에서 줄었다. 도소매업과 기타산업은 각각 29.8%, 3.6% 줄어든 167억 달러, 117억 달러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의 광제조업과 기타산업 수출액은 각각 806억 달러, 21억 달러로 1.9%, 6.8% 줄었다. 도소매업은 14.6% 늘어난 107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은 기타산업에서 53억 달러로 21.3% 늘었고, 광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각각 578억 달러, 324억 달러로 5.3%, 6.1%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상위 10대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선전한 영향이다.
상위 기업의 수출 비중을 뜻하는 무역집중도를 보면 상위 10대 기업의 경우 35.4%로 전년 대비 0.7%포인트(p) 늘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수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100대와 1000대 기업에 대한 무역집중도는 줄었다”며 “다만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서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