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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꿈꾸는 MZ②] 샤테크‧주식‧가상화폐 투자 열올리는 사람들


입력 2021.05.26 07:00 수정 2021.05.26 13:2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욜로·플렉스→수익 위한 투자

최근 가상화폐 폭락에 20대 30대 혼란

일시적 현상 아닌, 사회적 문제로 연결해 고민해야

ⓒ뉴시스

국내 주요 4대 가상화폐거래소의 지난 1분기 신규 가입자 237만 3735명 중 20대와 30대가 66.8%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2~3년 전만 해도 플렉스, 욜로족의 움직임이 활발했지만, 현재는 명품 가방을 살 돈으로 주식을 사고, 젊은 부모들은 어린이날 자녀들에게 주식, 청약 통장을 선물하기도 한다. 유튜브에서는 블로그로 돈 벌기, 코인 방송, 부수입 올리기 등의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다.


급기야 월급으로 생활비 빠듯하게 생활하는 이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명품으로 재테크하는 콘텐츠까지 활발히 올라온다. 100만원이 조금 넘는 명품부터 수 천 만원이 넘는 명품 브랜드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유튜브

샤테크(샤넬+재테크), 시테크(시계+재테크)라 불리는 명품 재테크는 백화점에서 산 제품을 다시 되파는 단순한 구조다. 중고 거래를 할 경우, 시세가 낮은 금액에 팔릴 거라 예상하지만 샤넬과 에르메스, 롤렉스, 디올, 구찌에서 내놓은 한정판이나 프리미엄 제품들은 오히려 값을 더 얹어 팔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또 매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샤넬은 오늘이 제일 싸다'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 젊은 세대들의 구미를 당긴다. 예로 샤넬 미디엄 백 가격은 300만원으로 판매됐지만 지난해 750만원을 넘어섰다. 롤렉스의 저스트 스틸 시계는 정가로 1600만원이지만 중고는 2000~3000만원에 팔리고 있어 재테크 대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돈립만세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산층이 리세일 투자시장으로 접근하며 명품기업 입장에서는 물건도 많이 팔고 가치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리세일 시장은 2018년 162억원이었지만 향후 명품 백화점 판매율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조금 더 치열하다. 앞서 언급했듯 MZ세대들이 가상 화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어 시중 은행들은 빅테크, 게임사 등과 손을 잡고 업무 제휴 등을 하는 등 'MZ 세대 모시기'에 나섰다.


MZ세대가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금액만큼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성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MZ세대들은 소액으로 부담 없이 가상 화폐에 발을 들이고 24시간 운용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투자를 철수 할 수 있다.


최근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을 필두로 코인들이 폭락하고 있어 2030 세대들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코인방송을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코인 하락세를 두고 하소연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2017년부터 가상화폐의 폭락과 급등을 여러 번 체감한 이들 세대들이 가상화폐에서 쉽게 손을 뗄 지는 의문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과거 증권사들의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이었다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MZ세대들도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토스증권의 신규 주식 계좌 수는 지난달 말 기준 210만개로 집계됐다. 개설된 신규계좌 중 2030 투자자의 비중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투자 열기는 어려운 취업, 폭등하는 집값으로 좌절감 본 MZ세대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은 더 뜨거워졌고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벼락 거지'(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 신조어의 등장은 월급만으로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MZ세대들의 불안한 심리가 담겨져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며 착실히 돈을 모으지 않는다고 혀를 차는 기성세대도 있다. 하지만 사회 내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현재,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투자 외에는 없다고 생각하는 MZ 세대들의 움직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켜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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